내용요약 4Q 전망치 전년比 매출 3.8%↓ 영업익 47.6%↓
반도체·스마트폰 등 4Q 1조원대 영업익 예상
삼성 전 그룹 계열사 사장단 6년만에 긴급회의
DS, TAI 절반만…가전, OPI 5~7% DX 중 가장 낮아
내년 상반 DS 적전…내후년 DS OPI 한자릿수 예상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삼성전자가 다음 주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4분기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들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실적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삼성전자의 내년 성과급 제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서 삼성전자 4분기 매출은 73조6222억원, 영업이익은 7조2714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3.8% 줄어드는 데 그치지만 영업이익은 47.6% 급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올해 매출은 305조5813억원으로 전년보다 9.3% 증가해 처음으로 연간 300조원을 돌파하며 매출 신기록을 세우지만 영업이익은 46억3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감소해 연간 수익성도 악화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당시 부회장이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최근 반도체 수요 부진과 이에 따른 가격 하락 등이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사업의 4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후반대에서 2조원 초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8조8400억원)에 비해 70% 이상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스마트폰 수요 부진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계는 4분기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은 1조 중후반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자 삼성 전 그룹 계열사 사장단은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에서 26일 오전 긴급회의를 가졌다. 삼성 전체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경영 현안을 공유한 것은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폐지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사장단은 반도체 경기 악화와 수요 위축, 고금리 등 경제 악재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그룹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2016년 이후 중단된 수요 사장단 회의가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당시 부회장이 MZ직원들로부터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기 제품의 특징 콘셉트를 직접 소개받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당시 부회장이 MZ직원들로부터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기 제품의 특징 콘셉트를 직접 소개받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수익성 악화는 성과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21일 하반기 목표달성 장려금(TAI·옛 PI) 규모를 대폭 축소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TAI가 상반기엔 기본급의 100%가 지급됐으나 하반기에는 50%로 줄어든 것이다. TAI는 7월과 12월 초 연 2회 나온다.

이어 지난 28일엔 사내공지를 통해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 지급률을 통보했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안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받는다. 삼성전자의 가장 대표적인 성과급인 OPI는 가장 금액이 크며 매년 1월 초 사업부별로 차등 지급된다. 

이번에 지급될 OPI는 DS(반도체)부문을 제외하고 모든 사업부가 줄어든다는 관측이다.

DS부문의 OPI 지급률은 올 초와 비슷한 47~50% 수준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는 29~33%, 네트워크사업부는 22~26%,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18~22%로 전해졌다. 특히 생활가전사업부는 5~7%로 DX(디바이스경험)부문에서 가장 낮은 OPI를 예고한 상태다. 이는 경기침체로 수요가 위축되며 실적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해의 경우 VD사업부와 MX사업부는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OPI를 받았다. 네트워크사업부는 42%, 가전은 36%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규모는 산정 중이며 다음달 지급 시점에 최종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내후년 성과다. 증권계는 내년 상반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0여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대로라면 2024년 DS부문 OPI도 이번 가전사업부와 비슷한 한 자릿수 5%에서 11%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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