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식·부동산·가상자산 급락…고금리에 예금 인기 폭발
고금리 제공하는 저축은행 3년 만기 장기 예금 상품인기
회전 정기예금, 시중금리 반영에 금리 인상기 효과 톡톡
내년에도 고금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장기 예금과 저축은행 회전 정기예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에도 고금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장기 예금과 저축은행 회전 정기예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주식·부동산·가상자산의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지난해는 투자자들에게 암울한 한 해였다. 반면 은행 예금은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인기가 폭발했다. 올해도 고금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장기 예금과 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증시는 1년간 25.17%가 감소했다. 지난해 1월 1일 2988.77로 문을 연 코스피는 12월 29일 2236.40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가 1000을 상회했던 코스닥도 연초에 비해 34.55%가 하락했다. 이는 주요 20국(G20) 대표 주가지수 중 19위로 최하위다.

부동산 시장도 하락했다. 지난 12월 29일 한국부동산원의 발표한 주간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의 올해 누적 변동률은 -7.22%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13.25%가 폭등한 것과 비교했을 때 폭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가파른 물가 상승과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 정기예금 인기를 끌어올렸다. 지난 12월 2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21조 1826억원으로 2021년 12월 말(654조 9359억원)에 비해 166조 2467억원이 증가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도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2월 19일 기준, 한국은행(한은)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말,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잔액은 120조 99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대비 2조 3087억원이 늘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5대 은행 포함 모든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0월까지 186조 608억원 증가했다. 11월과 12월 증가분을 합산하면 지난해에만 정기예금에 200조원이 넘게 몰린 것이다.

다만 최근에는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예금 금리 인상 자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저축은행 79개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12월 1일 연 5.53%에서 연 5.37%로 0.16% 낮아졌다.

지지부진한 예금 금리로 인해 지금이 금리 고점이라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금융 소비자들은 1년 만기 정기예금보다 만기가 긴 장기 예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저축은행의 3년 만기 정기예금 중에는 1년 만기와 금리 차이가 없는 상품이 많다.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정기예금(변동금리)'은 3년 만기 기준 연 5.70%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3년 만기 기준 SBI저축은행 'SBI회전 정기예금'은 5.60%, 웰컴저축은행 '정기예금' 5.40% 등이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이 연 5.20%인 것에 비해 3년 만기 상품은 5.40%로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리가 정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올해에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경기침체도 눈앞에 다가온 만큼, 한국은행의 3.25% 기준금리 역시 향후 한, 두 차례 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금리가 인상될 경우, 이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지속되더라도 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의 경우, 중간에 시중금리가 반영되기 때문에 장기 예금 상품도 금리 인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고금리가 이어질 전망인 만큼,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정기예금이나 회전정기예금은 또 다른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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