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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81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웨스트우드의 패션하우스 측은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오늘 남부 런던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평화롭게 사망했다”면서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전세계는 웨스트우드 같은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웨스트우드는 사회 부조리와 권위에 대한 저항을 의미하는 중성적인 디자인과 반항적 메시지가 담긴 슬로건 티셔츠 등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스타일로 유명하다. BBC는 "하이패션의 화려함과 펑크의 반체제 정신을 결합한 영국 패션의 가장 도발적인 거장이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웨스트우드는 1970년대 연인 맬컴 맥라렌과 함께 첼시에 '렛잇락(Let It Rock)'이라는 이름의 옷가게를 열면서 패션업계에 발을 디뎠다. 찢어진 셔츠, 금속 체인, 주렁주렁 달린 옷핀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등 반항기 가득한 그녀의 패션 스타일은 펑크 문화를 정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당대를 풍미한 펑크와 뉴웨이브 스타일로 유명세를 타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 킴 카다시안, 사라 제키파 파커, 빅토리아 베컴 등 전 세계 내로라하는 패셔니스타들에게 사랑받는 디자이너로 우뚝 섰다. 한국에선 우주선 로고 브랜드로 유명하다.

AP통신은 "웨스트우드는 의도적으로 '충격적인' 옷들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벌거벗은 소년들의 이미지로 장식된 티셔츠, 영국 여왕 입술에 옷핀이 달린 이미지의 티셔츠, 성별에 얽매이지 않는 젠더리스 패션 등으로 주목받았다.

영국 기득권층을 경멸했던 웨스트우드는 트레이드마크인 밝은 오렌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면서도 결국 영국의 주도적인 인물 중 한명이 됐다고 AP통신은 평가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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