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김근현 기자
안우진. /김근현 기자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이강철(57ㆍKT 위즈 감독) 감독이 이끄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이 닻을 올리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4일 오후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과 조범현(63) 기술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대표 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2일 밝혔다.

앞서 KBO는 지난해 11월 WBC 조직위원회인 WBCI(World Baseball Classic Inc.)에 대표팀 관심명단(Fedreation Interest List) 50인을 제출한 바 있다. 이후 KBO 기술위는 지난달 회의를 하고 예비 명단 구성을 논의했다. 4일 35인의 예비 명단을 발표한 뒤 최종 명단 발표 기한인 2월 6일까지 30인을 추려 엔트리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강철호는 2월부터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2주간 WBC 대비 훈련을 시작한다.

한국 야구는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그러나 2013년과 2017년에는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4위에 그쳐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WBC에서 명예 회복을 벼른다. 허구연 KBO 총재는 2023년 신년사에서 “3월 WBC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까지 다양한 국제 대회에 우수한 선수를 발굴하고 철저한 전력 분석으로 좋은 성적을 내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KBO는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최정예로 대표팀을 꾸린다.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 김광현(35·SSG 랜더스), 양현종(35·KIA 타이거즈), 양의지(36·두산 베어스) 등 KBO리그 최고 선수들에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해외파들까지 모두 대표팀에 승선 시킬 예정이다.

한국 출신 어머니를 둔 빅리거 토미 에드먼(27·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태극마크를 달고 이번 WBC에 출전할 전망이다. WBC에선 자신의 국적이 아니어도 부모나 조부모의 혈통에 따라 해당 국가를 대표해 뛸 수 있다. 염경엽(55·현 LG 트윈스 감독) 전 WBC 국가대표팀 기술위원장이 지난해 9월 미국에 가 한국계 선수들의 대표팀 참가 의사를 타진했을 당시, 에드먼은 한국 대표팀 합류 의사를 밝혔다.

토미 에드먼. /AP 연합뉴스
토미 에드먼. /AP 연합뉴스

MLB 최정상급 2루수인 그는 지난해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를 선보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2루수 골드글러브 수상했다. 이번 WBC에서 같은 MLB에서 뛰는 유격수인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함께 막강한 키스톤 콤비(2루수와 유격수)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KBO리그 최고 투수 안우진(23·키움)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은 낮다. 그는 2022시즌 30경기에서 196이닝을 소화하며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이닝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성적만 보면 태극마크를 달기 충분하지만,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니는 ‘학폭(학교 폭력)’ 논란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안우진은 고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대한체육회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영구 자격 박탈 징계를 받았다. 프로 선수들이 나서는 WBC 참가는 제한이 없지만, 여론을 의식한 KBO 기술위는 관심 명단에 안우진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지난달 본지와 통화에서 “안우진을 최고 투수로 꼽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학폭) 문제가 있으니 조금 더 지켜보고 신중하게 결정할 생각이다. 이강철 감독 생각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이러기도 저러기도 힘든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관심 명단과 예비 명단에 포함되지 않더라고 최종 엔트리에 승선할 수는 있다. 하지만 대회 전까지 학폭 이슈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안우진이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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