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해설위원으로서 양팀 감독 말 경청
이상범 DB 감독의 격한 칭찬
이규섭 SPOTV 농구 해설위원. /KBL 제공
이규섭 SPOTV 농구 해설위원. /KBL 제공

[잠실학생체=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4일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 나이츠-원주 DB 프로미전이 열린 잠실학생체육관. 경기 전 홈팀과 원정팀 라커룸에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올 시즌 SPOTV 농구 해설위원으로 데뷔한 이규섭(46)이다.

이규섭 위원은 중계가 예정된 날이면 경기 전 필기도구를 챙기고 라커룸을 찾는다. 프로농구 취재진은 경기 전 양팀 감독의 전략과 각오를 듣기 위해 라커룸으로 모이는데 이규섭 위원도 취재진 틈에 껴 이상범(54) 원주 DB 감독과 전희철(50) 서울 SK 감독의 말을 열심히 받아 적었다.

그러던 중 이상범 감독은 자신의 말을 취재진 못지 않게 꼼꼼히 메모하던 후배 이규섭 위원에게 잠시 라커룸 밖으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알고 보니 이규섭 위원을 크게 칭찬하기 위해서였다. 후배가 민망해하지 않게 하려는 일종의 배려였다.

이상범 감독은 “흔히 중계에서 훈수를 두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 해설위원들은 자기 판단, 자기 기준을 갖고 말한다. 그런 사람들은 책임감이 없다. 일단 말을 뱉고 보더라”고 일부 해설위원들의 경솔한 발언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규섭이는 감독들의 말을 듣고 중계한다. 라커룸에 들어와서 감독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중계에서 말하면 그건 맞는 얘기다. 규섭이는 알고 훈수를 둔다. 책임감이 있다. 좋은 태도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는 “감독들은 생각이 다 다르다. 선수 기용, 타임아웃, 선수 관리, 운영 등 면에서 각기 다른 이유들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걸 듣고 중계를 하면 코멘트 나가는 것도 다르다. 앞으로 누가 해설위원을 하게 되더라도 새로운 케이스가 생긴 것이다. 규섭이가 잘한 것이다”라고 힘주었다.

이상범 원주 DB 프로미 감독. /KBL 제공
이상범 원주 DB 프로미 감독. /KBL 제공

이상범 감독은 “DB에서 7년째 감독을 하고 있는데 라커룸에 해설위원이 들어오는 경우는 처음 봤다. 다른 감독들도 규섭이를 통해 처음 봤을 것이다”라고 돌려 칭찬했다. 이어 “은퇴한 김태술(39)이나 정영삼(39)에게도 해설위원을 하게 되면 라커룸에 가서 얘기를 들어보라고 말할 것이다. 규섭이의 자세는 해설위원으로서 옳다고 본다”고 전했다.

해설위원은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는 직업이다. 이규섭 위원은 배움의 중요성을 알고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있다. 이러한 이규섭 위원의 특별한 출근을 긍정적으로 보는 농구인들이 많다.

한편 경기에서는 SK가 자밀 워니(29득점 14리바운드)와 최준용(17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DB를 97-63으로 물리쳤다. 3연승을 질주한 SK는 16승 12패로 리그 상위권을 지켰다. 반면 2연패를 기록한 DB는 11승 18패에 그치며 하위권을 맴돌았다. DB는 드완 에르난데스(10득점 6리바운드)와 강상재(10득점), 김종규(10득점 6리바운드) 등이 분전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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