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득점포 가동
110일 만이자 리그 9경기 만에 득점 기록
'프리롤' 임무 부여 받은 손흥민,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으로 득점 조준
손흥민이 기나긴 골 침묵을 깨고 포효했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기나긴 골 침묵을 깨고 포효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이 기나긴 골 침묵을 깨고 포효했다. 그가 득점을 터트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포지션 변화에 있다.

올 시즌 초반 손흥민은 좀처럼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결국 부진의 늪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상대 수비수와 경합 과정에서 안면을 가격 당했다. 안와 골절 부상으로 수술까지 진행했다.

부상까지 입은 손흥민의 부진은 좀처럼 끝날 줄 몰랐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기준 8경기 무득점을 이어갔다. 잉글랜드 매체 스카이스포츠도 4일(이하 한국 시각) 손흥민의 경기력에 대해 비판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의 경기력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손흥민이 토트넘 입단 후 최악의 컨디션 난조를 보인다”고 표현했다.

손흥민은 5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출격해 득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5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출격해 득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기다리고 기다리던 득점포가 마침내 터졌다. 손흥민은 5일 잉글랜드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2-2023시즌 EPL 19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출격해 득점을 기록했다. 후반 27분 상대 수비수와 어깨 싸움에서 이겨낸 뒤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팀의 4-0 완승에 힘을 보탰다.

단순한 한 골 이상으로 특별했다. 무려 110일 만이자 리그 9경기 만에 득점을 터트렸다. 지난해 9월 18일 레스터 시티전(6-2 승) 해트트릭 이후 골 맛을 봤다. 아울러 올 시즌 리그 선발 출전 경기에서 첫 득점을 신고했다. 손흥민은 이날 득점을 작렬한 뒤 착용하고 있던 안면 보호대(마스크)를 벗어 던지며 활짝 웃었다. 이날 골로 그간의 답답함을 훌훌 털어버렸다.

지난 리그 8경기 동안 손흥민은 3-4-3 전형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34·크로아티아)와 호흡이 맞지 않았다. 페리시치가 너무 높은 위치까지 전진하면서 침투하거나 돌파해야 할 공간이 줄었다. 실제로 올 시즌 골을 넣은 두 경기에서 호흡을 맞춘 윙백 파트너는 모두 페리시치가 아니었다.

손흥민은 '프리롤'을 부여 받으며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으로 득점을 노렸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프리롤'을 부여 받으며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으로 득점을 노렸다. /연합뉴스

이날 손흥민은 이날 3-4-3 전형에서 ‘프리롤(포지션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운 임무)’을 부여 받았다. 왼쪽, 오른쪽, 중앙 가리지 않고 득점 기회를 잡기 위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또한 지난 경기들과 다르게 중앙 지향적으로 움직이며 득점을 노렸다. 덕분에 페리시치와 동선이 겹치거나 포지션의 부조화를 일으키는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31·잉글랜드)의 희생도 빛났다. 케인은 손흥민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해내기 위해 중원까지 내려와 볼 배급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손홍민은 이날 두 차례 상대 수비 라인을 붕괴했다. 케인의 볼 배급을 막기 위해 라인을 끌어 올린 상대 수비를 제대로 공략했다. 그리고 그 중 한 차례를 득점으로 연결 짓는 데 성공했다.

오랜만에 득점에 성공한 경기를 마친 후 밝은 미소를 보였다. 그는 인터뷰에서 “골은 자신감을 되찾는 데 항상 중요하다. 이번 골은 제게 매우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번 득점을 계기로 가능한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힘주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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