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CES 2023 업계 첫 최고혁신상 수상 쾌거
SF배터리, 배터리 노화없애 급속충전 한계 극복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18분만에 80퍼센트까지 충전된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 "배터리 디자인도 매끄럽고 충전속도도 대단하다", "전기차를 사게 된다면 이처럼 급속충전 배터리가 장착된 차를 사고 싶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IT 전시회 CES 2023에 출품된 SK온의 SF(급속충전)배터리에 대한 관람객 반응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현지시각) 개막한 CES2023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SK온의 SF배터리를 관람객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온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현지시각) 개막한 CES2023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SK온의 SF배터리를 관람객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SK온

박기수 SK온 Cell개발2 담당은 5일(현지시간) SF배터리를 개발한 과정을 소개했다. 

박 담당은 "SK온은 지난 2018년 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18분 급속충전' 요청을 받았다"며 "SK온은 이미 2년 전(2016년) 자체적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급속충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던 터라 이에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완성차 업체들이 요청하는 급속충전 기준은 30분 수준이었고 양산된 셀로는 급속충전이 50분이나 걸리던 상황이라 18분 급속충전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새로운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박 담당은 "전기차의 완성은 얼마나 더 멀리, 더 빨리 가느냐, 얼마나 더 빨리 충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SK온은 그런 미래를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이미 착수해 완성차 업체의 니즈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급속충전 기술의 핵심은 충전 시 리튬이 삽입될 때 음극 저항을 얼마나 낮추느냐에 있다. SK온은 저항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특수 코팅 공법과 함께 충전 속도를 올려줄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했다. 코팅에서 셀 저항을 발생시키는 접착제(SBR) 사용을 최소화하는 공정도 새롭게 적용했다.

배터리를 차량에 탑재했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점이 발생하는지 살펴보는 성능 및 안전성 검증을 위해 SK온과 해당 완성차 업체 간 협의체도 가동됐다. 

SK온 관계자는 "협의체 간 긴밀한 업무 협업을 통해 주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공동 연구의 원동력은 서로에 대한 신뢰였다"고 말했다.

SF배터리 성공은 급속충전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통 급속충전을 하게 되면 배터리 수명이 단축될 수밖에 없었지만 SF배터리를 쓰면 급속충전만 해도 1000사이클을 모두 운행할 수 있어 급속충전과 배터리 수명 두 가지 모두 잡게 된다.

SK온 측은 "이는 평소의 3배 수준으로 실시한 기초테스트 끝에 거둔 성과였다"며 "SK온이 자체적으로 TF를 꾸린 지는 약 3년, SF배터리 개발을 요청한 완성체 업체와 공동 연구를 시작한 지는 1년여 만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SF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출시되자 시장에선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2월 사전계약 첫날 하루 만에 1년 목표 판매량을 거의 달성했다. 해당 전기차는 '2022 월드카 어워즈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SF배터리는 독자적인 기록으로 CES 2023에서 국내 업계 최초로 '최고 혁신상'(내장기술 분야)을 받았다.

실제로 CES 관람객들은 SF배터리에 큰 관심을 보였다.

미국 자동차부품 회사에 근무하는 무타즈 시쿠카니씨는 "18분만에 80퍼센트까지 충전된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며 "SK온이 대단한 기술을 개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는 아리엘 와그너씨는 "배터리 디자인도 매끄럽고 충전속도도 대단하다"라며 "전기차를 사게 된다면 이처럼 급속충전 배터리가 장착된 차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

SK온 관계자는 "업계 최초 CES 최고혁신상 수상은 기쁜 일이지만 그보다 더 성능이 좋은 배터리 개발에 대한 부담감도 더 커졌다"라며 "SK온은 이제 '10분 급속충전'을 목표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K배터리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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