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전 세계 반도체주 급락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일 상승…"하반기 반등 가능성도"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중이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 제공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중이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 제공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지난해 국내 대장주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많은 전문가들이 반도체 업황의 부진에 속에, 반도체주가 바닥에 진입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1월 첫 주 후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에 외국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며 3연일 연속 상승세가 이어져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황의 부진으로 한숨을 내쉬곤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2022년 한 해 30.35%가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43.18%나 추락했다.

2022년은 전 세계적으로도 반도체 주식에 있어 악몽 같은 한해였다. 2008년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으며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022년에만 36%나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이어가고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반도체 재고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에 D램 현물 가격은 40% 이상 하락했으며 수요도 추락했다.

D램 시장점유율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12월 22일 1분기(2022년 9~11월) 실적발표를 통해 2억900만달러(약 2700억원)의 영업손실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올해 2월까지 손실이 이어질 것이며 향후 10%의 인력을 감축해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수요와 공급의 현격한 불일치로 2023년 내내 수익성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반도체 업황의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이야기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삼성전자는 6일,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도 60% 가량 감소한 수치로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을 하회한 것은 약 8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 예상치인 매출 72조 7226억원, 영업이익 6조 8737억원을 큰 폭으로 하회했으나 오히려 주가는 상승했다. 6일 삼성전자는 1.37% 상승했으며 SK하이닉스도 2.09%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두 반도체 주가의 상승세는 3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는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삼성전자는 지난 5일까지 5% 이상 올랐고 SK하이닉스는 8%가 넘게 올라 8만원대를 회복했다.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이유로는 최근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축소 때문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이미 투자 규모 축소를 발표했다. 이에 씨티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삼성전자가 공급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 커졌다"고 설명하며 삼성전자의 투자 축소 기대를 높였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의 설비투자(Capex) 축소는 추후 공급 제한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업황 회복의 발판이다"며 "축소를 발표하는 시점은 일반적으로 주가의 단기 바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세액공제 지원 확대 방안도 반도체주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지난 3일 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금액에 대해 대기업,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씩 세금 깎아준다 발표했다. 아울러 올해 한시적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증가분에 대한 10% 추가 세액공제 더하면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올해 1, 2분기 실적 저점 이후 반등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위 연구원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투자 축소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과 맞물려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며 "SK하이닉스는 이달 진행될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추가적인 투자 규모 축소 발표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박유약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식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미 바닥 수준에 근접했고 급격한 시황 악화가 메모리 공급 업체들의 추가 감산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재고 조정이 강한 만큼 '유통 재고의 정상화 시점'은 앞당겨질 것이고 해당 시기에 발생될 공급의 감소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반등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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