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후기술, 700억달러 투자 받아...89% 증가
상승세 꺾인 폴리실리콘·리튬 등 원재료價, 하락세 지속 전망 
'LNG 수출국 1위' 美, 가격 상승 인한 재생에너지 전환 빨라질 듯
한국가스공사의 LNG 운반선. / 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의 LNG 운반선. / 가스공사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세계 각국이 2025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수소·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노력은 필수가 됐다. 특히 작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된 에너지 대란과 미국 인플레이션법(IRA),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기후투자·원재료값·액화천연가스(LNG) 값이 에너지 전환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데이터 조사기관 HolonIQ에 따르면 2022년 기후 기술에 700억달러를 투자, 전년 대비 89%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는 전체적인 벤처 캐피탈의 자금 도달이 힘든 한 해였기에 기후 기술의 투자 증가가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을 제외한 전체 벤처 캐피탈의 투자 금액은 2021년 대비 42% 감소했다. 

또한 2019년부터 기후 기술은 전체 벤처 투자의 20~30%를 차지, 벤처 시장의 유동성과 관계 없이 꾸준히 유지됐다. 

작년 기후 기술의 자금 흐름은 2013년 대비 35배가량 상승했다. 특히 이제 걸음마를 뗀 회사의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에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다. 이로 인한 효과가 올해 어떤 식으로 나타날 지,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질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태양광 패널의 90% 이상 차지하는 폴리실리콘, 배터리의 필수품 리튬도 청정에너지 전환의 성패를 가를 중요 요소 중 하나다. 작년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탈탄소화를 위해 폴리실리콘과 리튬의 투입 비용이 급증했다.

폴리실리콘은 2021년부터 가격이 점차 오르기 시작해 kg당 38달러를 기록, 10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2022년 10월 kg당 17.51달러로 다시 떨어졌다.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품인 리튬 가격도 작년 11월 정점을 찍었다. 2021년 초에 비해 11배 증가했다. 다만 리튬 가격도 폴리실리콘 만큼은 아니지만 하락세가 시작, 현재 작년 11월 대비 13% 하락했다. 

2022년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IRA로 인해 향후 5년간 미국의 태양광 신규 설치는 기존 전망치 대비 62GW, 즉 40%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가격에 민감한 유틸리티 부문은 기존 대비 47% 증가해 태양광 산업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누적 태양광 설비 규모는 2022년 129GW에서 2027년 336GW로 3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태양광 산업의 성장으로 폴리실리콘 공급도 늘어날 예정이다. 블룸버그NEF는 올해 폴리실리콘 공급량이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봤다. 공급량이 늘어나는 만큼 폴리실리콘 가격의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리튬 가격도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블룸버그NEF는 올해 리튬 공급량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다. 여기에 전기차 판매도 증가해 올해 자동차 시장의 정상화를 예상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비의 날갯짓이 돼 가스 가격 상승과 에너지 전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스가격의 변동 역시 에너지 전환에서 살펴봐야할 중요 요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이 러시아를 상대로 가스 가격 상한제 등의 경제적 제재를 단행하자 유럽행 가스관을 차단하는 방법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을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 러시아산 가스는 EU 전체 천연가스 수입의 40%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독일은 전체 수입 가스의 55%를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유럽은 가장 큰 가스 수입원이 막히자, 미국과 카타르 등에 손을 내밀었다. 이에 미국은 카타르와 함께 세계 LNG 수출국 1위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내 기업들 입장에서는 수출국 1위가 마냥 좋은 소식은 아니다. 이들은 미국 내 풍부한 자원 덕분에 타 국가보다 천연가스를 훨씬 저렴하게 사용했다. 그러나 현재 유럽의 수출량이 많아지면서 가격의 변동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달라스 연준의 석유 및 가스 산업의 2022년 3분기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 기업들은 값싼 미국의 가스 시대가 3년 내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로 인한 가스 가격의 상승은 전기 연료 혼합에 영향을 줘 재생 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상승은 산업에도 타격이 갈 것이며, 높은 가격이 유지된다면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탈탄소화 투자로 노선을 바꿀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 연료 혼합에 재생에너지가 아닌 화석연료를 투입해 석탄 사용량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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