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관희, 친정팀 삼성 상대로 승부욕 발휘
'앙숙 관계' 이정현과 대립 구도
"제가 잠실에서 야유를 들을 줄은 몰랐다"
창원 LG 세이커스의 이관희는 5일 서울 삼성 썬더스와 경기에서 팬들에게 야유를 받았다. /KBL 제공
창원 LG 세이커스의 이관희는 5일 서울 삼성 썬더스와 경기에서 팬들에게 야유를 받았다. /KBL 제공

[잠실체육관=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제가 잠실에서 야유를 들을 줄은 몰랐네요.”

이관희(35·창원 LG 세이커스)는 2011년 드래프트에서 서울 삼성 썬더스의 선택을 받아 프로무대에 입성했다. 이후 2011-2012시즌부터 2020-2021시즌 2월까지 약 7시즌을 삼성에서 보냈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20-2021시즌 도중 창원 LG 세이커스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자신을 떠나보낸 삼성을 언급할 때 헤어진 여자친구에 비유하기도 하면서 애증의 마음을 종종 드러내기도 했다.

이관희가 항상 더 잘하고 싶어 하고 이기고 싶어 하는 경기가 바로 친정 팀 삼성전이다. 친정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숙적’ 이정현(36·삼성)의 존재 때문이다. 이정현과 KBL에서 알아주는 앙숙 관계다. 연세대 1년 선후배 사이지만 만나기만 하면 충돌하고 신경전을 펼친다.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격한 몸싸움까지 벌이며 부딪쳤다. 그런 이정현이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에 합류했다. 이관희에게는 삼성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하는 이유가 더 생긴 셈이다.

올 시즌 앞선 3차례 경기에서는 활약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삼성전 3경기 평균 5득점에 그쳤다. 5일 펼쳐진 시즌 4번째 맞대결에서는 절치부심했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승부처마다 3점포를 꽂아 넣었다. 득점 이후에는 특유의 ‘시계 세리머니’를 펼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날 이관희는 삼성 선수들과 몸싸움을 피하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더 강하게 부딪쳤다. 매치업 상대인 이정현과 지속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유혈 사태까지 벌어졌다. 3쿼터에 김시래(34)가 휘두른 팔에 안면 부위를 맞았다. 입술에 출혈이 발생했다. 비디오판독 결과 김시래의 U파울(스포츠 정신을 위배하는 파울)로 인정됐다.

이관희는 17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KBL 제공
이관희는 17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KBL 제공

자유투 2구를 받았다. 그러나 자유투를 쏘기 전 삼성의 홈 구장인 잠실체육관에는 야유가 가득했다. 자신의 친정팀 팬들에게 야유를 받았다. 당시 상황을 돌아본 이관희는 경기 후 “제가 잠실에서 야유를 들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저는 어떤 선수보다도 삼성을 이기고 싶어 하는 선수다. 삼성을 이겨야 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라며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기 싸움에서 밀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다. 오버한 경향도 있다. 그래도 야유를 들은 순간만큼은 마음 한쪽이 정말 아팠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삼성 선수들과 신경전을 펼친 모습을 지켜본 조상현(47) LG 감독은 “항상 관희에게 경기에 집중해 달라고 말한다. 코트에서 감정을 내보이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한다. 분명 관희가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과하다 싶었으면 어떤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그러나 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LG는 이날 이관희(17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와 이재도(19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79-68로 이겼다. 상위권 수성에 성공했다. 아울러 올 시즌 삼성과 상대 전적을 2승 2패로 만들었다. 반면 삼성은 이원석(16득점 8리바운드)과 이정현(13득점 3리바운드)이 분투했지만 패배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날 패배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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