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김현수(왼쪽)과 양현종(오른쪽). /연합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김현수(왼쪽)과 양현종(오른쪽).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이강철(57·KT 위즈) 감독이 이끄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에 승선한 1988년생 삼총사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김현수(LG 트윈스)는 2000년대 후반~2010년대 후반 한국야구 황금기를 이끈 선수들이다. 

김광현과 김현수는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우승, 2019 프리미어 12 준우승 멤버다. 양현종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9 프리미어 12에서 준우승을 경험했다.

김광현. /연합뉴스
김광현. /연합뉴스

어느덧 30대 중반 베테랑이 됐지만, 이들은 지금도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국내 최정상급 왼손 투수다. 김광현은 2022시즌 28경기(173.1이닝)에 선발 등판해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활약하며 SSG의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양현종도 30경기에서 175.1이닝을 던지며 12승 7패 평균자책점 3.85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대표팀 마운드에서 둘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해 젊은 선수들의 ‘멘토’ 구실을 할 전망이다. 이강철 감독은 4일 30인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김광현과 양현종을 선발, 마무리, 중간을 가리지 않고 중요한 순간에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 또 김광현과 양현종은 베테랑으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 노릇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타격 기계’ 김현수도 여전히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다. 지난 시즌 타율은 0.286(524타수 150안타)로 과거만큼 정교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23홈런을 터뜨리고 106타점을 수확했다. 장타율도 0.473을 찍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 주장을 맡은 그는 박병호(37·KT), 최정(36·SSG),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 등과 함께 중심 타선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WBC는 세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세대교체가 시급한 야구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이들의 후계자들을 발굴해야 한다. 

이번 WBC 대표팀 최종 명단엔 구창모(26·NC 다이노스), 이의리(21·KIA), 김윤식(23·LG) 등 왼손 에이스 계보를 이을 젊은 선수들과 원태인(23·삼성 라이온즈), 곽빈(24·두산) 등 오른손 영건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깜짝 에이스가 탄생할지 관심을 끈다. 

30대 중반 베테랑들이 주축인 야수진에선 강백호(24·KT)가 눈에 띈다. 그는 2018년 신인왕, 2020~2021시즌 골든글러브(1루수 부문)를 받아 ‘천재 타자’로 불렸다. 하지만 2021 도쿄올림픽에서 부진했고,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선 심드렁한 표정으로 껌을 씹고 있는 모습이 방송 중계 화면에 잡힌 탓에 큰 비난을 받았다. 지난 시즌엔 발가락과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며 6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강백호에게 이번 대회는 ‘명예 회복의 장’이 될 수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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