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올해 1% 저성장으로 경제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유통수장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각각 혁신과 위기대응, 기본에 충실하자고 당부하며 계속되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3高 시대'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유통수장들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공통적인 목표 외에도 고객 서비스 및 파트너사들과 힘을 모으는 것을 강조했다. ESG경영의 일환으로 '상생'에 초점을 맞춰 함께 나아가겠다는 의미다. 이해관계자들과 협심해 모두가 함께 잘 살아나갈 수 있는 경영환경 및 유통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전세계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그 어느때 높다"며 "영구적 위기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롯데'를 위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 미래 경쟁력 창출 등을 강조했다. 
 
특히 신 회장은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 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긴 안목으로 10년, 20년 후를 바라보며 기업가치를 높이고 고객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한편 우리 사회를 더 이롭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달라"면서 임직원들이 유연한 사고와 기업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독려했다. 
 
신 회장은 "어려울수록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ESG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중소 파트너사들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유통 계열사들이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한 것처럼, 진정성을 가지고 이들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위기 대응 능력이 곧 신세계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연신 강조했다. 그는 "'위기의식'은 다가오는 재난을 막아주는 고마운 레이더 역할"이라며 레이더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만 위기를 대응하는데 빈틈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정 부회장은 "불이 나면 누가 불을 냈냐, 누구의 책임이냐 등의 얘기를 하기 보다 먼저 불을 끄는 게 우선이다"라며 "위기는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며 위기 대응의 관점을 바꾸자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3高시대'에 고객과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라고 했다. 그는 2020년 신년사 이후 2021년에 이어 올해까지 이 표현을 강조하며 '신세계 유니버스' 확장을 위한 신세계의 굳은 의지를 표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수요 둔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데에 따른 우려를 표했다. 정 회장은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지만 위기 극복의 저력을 바탕으로 남들이 가는 길을 따르기보다 우리만의 성장의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특히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고 실패를 거듭할 수 있는 능력이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새해 다짐으로 삼았다. 그는 "2023년을 위기 이후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성공적인 한 해로 만들어나가자"고 강조하며 가장 기본적인 가치와 목적에 충실하자고 했다. 
 
그는 "당장의 이익에 집중하기보다 '고객이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본원적인 고민을 하면서, 바뀐 경영환경에 맞게 사업의 내용과 방식을 변화시켜야 생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생'에도 집중했다. 정 회장은 "다양한 내외부 파트너십을 키워 개인과 회사, 협력사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을 이뤄내야 한다"며 "기존 사업의 성장과 신규 사업 진출 측면에서 다양한 협력을 시도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어 '비전 2030' 성장전략을 구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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