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동산·헬스케어·모빌리티 강화해 ‘No.1 금융플랫폼’ 도약"
‘No.1 금융플랫폼’ 전환 가속화 위한 조직개편 실시
KB금융그룹이 윤종규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꼽히는 '넘버원(No.1) 금융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KB금융그룹 제공
KB금융그룹이 윤종규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꼽히는 '넘버원(No.1) 금융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KB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KB금융그룹이 윤종규 회장의 숙원 사업인 '넘버원(No.1) 금융플랫폼’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 장기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빅테크 업체의 금융업 진출로 업종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 맞춰 단순 금융플랫폼을 넘어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전환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6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3년 상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위기상황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KB를 만들기 위해선)앞으로 다가올 혹한기 속에서 KB의 핵심경쟁력을 활용해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끈덕지고 담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KB스타뱅킹, KB Pay, KB Wallet은 물론 부동산, 헬스케어, 모빌리티 영역을 강화해 ‘No.1 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차별화된 경쟁력 기반의 ‘No.1 금융플랫폼’으로 도약을 위해 KB의 대표 앱인 ‘스타뱅킹’을 중심으로 계열사 앱들과 상호 연결·통합을 통해 '슈퍼앱(Super App)'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고객, 상품, 채널의 혁신 등으로 빅테크와 차별화된 고객 맞춤형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KB Wallet', 'KB Pay'와 연계를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일상 속 금융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며, '티맵모빌리티'와 같은 타업종과 제휴 및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금융 콘텐츠와 UX(User Experience)·UI(User Interface) 등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 디지털플랫폼의 3T(Traffic·Time-Sharing·Transaction) 역시 대폭 증대할 계획"이라며 "계열사의 상품과 플랫폼 특성을 고려한 ‘최적의 금융상품 판매 플랫폼’을 구현해 금융상품의 제판분리 가속화에 대응하고 판매채널의 개방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마이데이터를 통해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사업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콜봇·챗봇, 대면채널 등과 연계된 심리스(Seamless)한 금융서비스 제공은 물론 헬스케어∙부동산∙자동차∙통신 등의 비금융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원스톱(One-stop) 융·복합 디지털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심산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No.1 금융플랫폼'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KB금융은 지난달, ‘보다 빠르고, 안전하고, 간편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플랫폼총괄 산하에 '고객경험디자인센터'를, IT총괄 산하에는 '테크혁신센터' 등 전문가 조직을 신설했다.  

'고객경험디자인센터'는 각 계열사가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플랫폼에서 고객에게 언제 어디서나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UX(User Experience)·UI(User Interface) 전략 수립 등을 지원한다. '테크혁신센터'는 클라우드 환경 도입과 융·복합서비스 확산 등 금융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함은 물론 계열사 IT 아키텍처 수립 지원 등 IT 기술혁신을 주도한다.  

또한, KB금융은 기존 IT총괄 산하 데이터본부를 '데이터총괄'로 격상하고, 데이터총괄 산하에 '금융AI센터'를 이동·편제시켰다. 이를 통해 AI 및 데이터 기술의 결합을 통한 비즈니스 측면의 활용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데이터 중심 경영에도 가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이처럼 KB금융이 금융과 비금융을 망라한 생활 플랫폼으로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 네이버 등 국민 플랫폼을 앞세운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업종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소비자가 금융사의 플랫폼(앱)을 통해 은행·보험·카드·증권 등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기로 결정한 것도 금융사의 플랫폼 혁신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윤종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금융플랫폼’을 넘어 ‘일상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지배영향력을 확장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가치제안’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질적 전환을 해야 한다"며 "부동산, 모빌리티, 통신, 헬스케어 등의 생활 금융 영역에서의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그룹 내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에 더해, 디지털(Digital)과 테크(Tech) 등 비금융사의 투자와 협업 확대를 통해 미래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금융뿐 아니라 신한, 하나, 우리금융 역시 종합플랫폼으로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KB금융과 '리딩뱅크'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은 올 여름 '신한 유니버설 간편앱'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은행·보험·카드·증권 등, 업권별 경계를 넘어 ‘원신한(One-Shinhan)’의 관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끊어짐 없이(Seamless)'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의 모바일앱 '하나원큐'를 중심으로 관계사들과 연계를 통해 은행은 물론 증권, 카드, 보험 등 금융과 비금융을 통합한 서비스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금융 역시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추진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한 가운데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공동으로 그룹 통합결제플랫폼을 구축하고 협업 마케팅에 나서는 등 그룹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권이 빅테크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선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는 필수의 시대가 됐다"면서 "그동안 은행권에 엄격하게 적용됐던 부수 업무 규제가 개선되면서 사실상 금융업권 간은 물론 업종간 경계가 사라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국내 은행권이 시장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인 만큼,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플랫폼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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