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힌 김현수-고우석-정우영(왼쪽부터). /LG 트윈스 제공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힌 김현수-고우석-정우영(왼쪽부터). /LG 트윈스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023년 우승에 도전하는 LG 트윈스의 한 시즌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는 국제대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술위원회를 열고 대표팀 30인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강철(57·KT 위즈) 감독이 이끄는 WBC 대표팀은 투수 15명, 포수 2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으로 구성됐다.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미 에드먼(28·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해외파와 김광현(35·SSG 랜더스), 양현종(35·KIA 타이거즈), 양의지(36·NC 다이노스), 박병호(37·KT 위즈), 최정(37·SSG) 등 KBO리그 대표 선수들이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LG가 가장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대표팀 터줏대감 김현수(35)를 비롯해 주전 유격수 오지환, 톱타자 박해민(이상 33), 세이브왕 고우석(25), 잠수함 투수 정우영(24), 영건 김윤식(23) 등 6명이 이강철호에 승선했다. 두꺼운 뎁스를 자랑하는 LG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하며 다시 한번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국대 트윈스’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얻었지만, 걱정거리도 생겼다. 일명 ‘WBC의 저주’ 때문이다. WBC는 시즌 개막 준비가 한창인 3월에 열린다. 그동안 4월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렸던 예년과는 다르게 한달 먼저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 여유를 갖고 몸을 만들 시기에 실전까지 소화해야 한다. 일찍 몸을 만들다 보면 무리가 가는 등 장기 레이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극도로 긴장된 국제대회를 소화한 뒤 정신적, 신체적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바로 KBO리그 정규시즌에 돌입하면 부상에 노출되기 쉽다. 실제로 많은 선수가 WBC 후유증에 시달렸다. 과거 WBC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가 정규시즌 부진하거나 부상에 시달린 선수가 적지 않았다.

LG가 가장 경계해야 할 점도 주축 선수들의 ‘WBC 후유증’이다. WBC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은 일찍 시즌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시즌 내내 체력 부담과 부상에 대한 우려가 높다. 관리가 필요하다. 대체 자원들이 짐을 덜어줘야 한다.

오는 9월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KBO리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에도 시즌을 중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단별 대표팀 차출 범위에 따라 리그 판도가 요동칠 수도 있다. 

LG 트윈스 고우석(가운데). /LG 제공
LG 트윈스 고우석(가운데). /LG 제공

KBO는 젊은 선수 위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꾸릴 계획을 세웠다. 만 25세 이하 또는 프로 4년 차 이하 선수로 기준을 정했다. 구단별 차출 인원은 최대 3명으로 제한했다. LG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주축 선수들을 내보낼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 정우영은 차출이 확실시 되고, 김윤식, 이민호(22), 문보경(23), 이재원(24), 이정용(27)도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이들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고우석과 정우영은 LG 불펜의 핵이고, 김윤식과 이민호는 토종 선발진의 한 축이다. 문보경은 지난해 주전 3루수로 발돋움한 유망주다. 이들이 자리를 비웠을 때 전력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LG의 최종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염경엽(55) LG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은) 우리에게 큰 위기가 될 수 있는 시기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로 우리 선수들이 빠져나갔을 때를 대비해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선수들을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LG는 2월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되는 스프링캠프에서 새 얼굴 찾기에 주력한다. 국제대회 변수에 대비해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발굴하는 게 비시즌 과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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