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환율 최대 변수
신제품 출시 긍정적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환율 효과가 줄고 4공장 비용 증가로 숨고르기를 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고객 유치 경쟁력 강화와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제품 출시 등 호재가 있다고 예상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320억원과 2607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2%와 102.7% 증가한 수치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106억원과 2497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37%와 93% 늘겠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소폭 밑돌 것으로 봤다.

이동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이어진 가운데, 1~3공장 가동률 역시 전면가동을 지속했다”며 “다만 작년 10월부터 4공장 부분 가동이 이뤄짐에 따라 감가상각비가 증가해 수익성이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하회의 근거는 기존 추정 대비 하락한 원·달러 환율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환율이 비슷한 3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이유는 3분기에 일시적으로 반영된 수익성 좋은 품목의 비중확대 효과가 4분기엔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환율 효과가 줄고 4공장 비용이 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별도 기준 매출은 2조1894억원, 영업이익은 8575억원으로 추산했다. 전년보다 각각 5%와 6% 감소한 수치다.

박 연구원은 “올해는 환율 하락과 4공장 비용으로 성장이 잠시 정체되고, 2024년부터 다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4공장 매출 반영과 대규모 바이오리액터 보유 등, 호재도 있다고 분석한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쟁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1만ℓ, 1만 5000ℓ 등 대규모 바이오리액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소품종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해 고객사에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이 추가될 경우 전체 생산 규모 60만 4000ℓ 중 1만 5000ℓ 34기, 1만ℓ 6기 등, 57만ℓ가 대규모 바이오리액터다. 경쟁사인 스위스 론자는 45만 1000ℓ 중 38ℓ, 베링거잉겔하임은 49만ℓ 중 40만 5000ℓ 등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임박했다는 점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10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8월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받았다.

휴미라는 미국 애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지난해에만 글로벌 매출 207억달러(약 28조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면 10년간 전 세계 의약품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매출의 80%(약 23조원)는 미국에서 발생한다.

업계에선 첫 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를 17억 달러(2조 166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까지 형성된 바이오시밀러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는 7월 하드리마를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장 큰 변수로 환율을 꼽았다. 또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젠을 통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 발매도 매출 확대에 긍정적 요소라고 진단했다. 

허 연구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마일스톤이 지난해보다는 적을 수 있으나, 루센티스 온기 판매 및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6월 말 출시 등 신제품 출시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2분기 2공장이 유지보수로 인해 가동이 50%만 됐으나 올해에는 풀가동이 가능하다”며 “과거에는 공장 증설 이후 수주를 확보했으나 4공장의 경우 남은 18만ℓ 증설이 완료되는 올해 중순경 수주 확보를 마치고 5공장 착공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허 연구원은 “이전보다 확연히 빠른 속도로 항체 위탁생산(CMO)업계에 입지력이 공고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올해 2분기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 신약후보물질 ‘도나네맙’ 임상 3상 결과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사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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