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회 부문 주요 지표 대부분, 평균 아래...비정규직 고용률, 전체 2.4배↑
장애인 고용률, 평균 아래...HD현대‧대우조선해양 등 4개社 미공개
'ESG 위원회 미설치' HDC현산, 장애인 고용률 미공개‧女등기임원 미선임 등 다수 지표서 뒤처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옥(위) 현대건설 계동 사옥 / 사진=각 사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경영의 핵심과제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장에 대한 대응이다.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최근에는 기업이 이윤추구중심의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증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응과 밀접한 사회적 책임(S)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G)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이슈와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주요지표에 대해 조사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들이 지난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에 공개된 기업정보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시총 200대 기업을 IT·금융지주·물류·보험 등 15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편집자주> 

기업의 ESG 중심의 자발적인 사회적 책임 경영을 표명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한 200대 기업은 64개사다. 건설‧조선업종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 등 4개사가 UNGC에 참여한 상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 촉구를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 UNGC는 현재 전 세계 162개국 2만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핵심가치인 인권·노동·환경·반부패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보고서(COP)를 매년 제출·공개해야 한다.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건설‧조선업종. / ESG 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건설‧조선업종. / ESG 행복경제연구소.

◆건설‧조선업, 업종특정상 비정규직 고용률‧女직원율 평균 한참 못 미쳐...현대미포조선, 女직원률 '최하위'
200대 기업의 '직원 평균근속 연수(2021년)'는 9.45년으로 확인됐다. 건설‧조선업종은 평균 13.31년으로 평균보다 높았다. 다만 HD현대(2.1년)‧HDC현산(8.0년) 등 2개사는 200대 기업의 평균 근속 연수보다도 낮았고, 특히 HD현대는 200대 기업들 사이에서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0대 기업의 '비정규직 고용률(2021년)'은 6.95%로 나타났다. 건설‧조선업종은 16.73%로, 전체 평균의 2.4배 이상이다. HDC현산은 45.6%로 비정규직을 가장 많이 고용했다. 삼성물산이 건설‧조선업종 내에서 가장 낮은 12.5%를 기록했지만, 전체 평균의 2배가량 높았다. 성수기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건설‧조선업종은 타 직종에 비해 비정규직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200대 기업의 '여성 직원 비율(2021년)'은 25.2%로 나타났다. 건설‧조선업종은 평균 7.9%로, 타 업계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건설‧조선업종 12개사 모두 200대 기업 전체 평균에도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삼성물산이 동일 업종 내 가장 높은 21.2%를 기록했지만, 전체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현대미포조선은 1.7%를 기록, 동일 업종뿐만 아니라 200대 기업 전체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남성 위주의 기업 문화가 강한 업계의 특성이 반영된 수치인만큼, 다양성 측면에서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20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2021년)'은 1.85%로 나타났다. 건설‧조선업종은 1.82%로, 전체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동일 업종 내 30%를 차지했다. HD현대‧대우조선해양‧HDC현산 등 4개사가 장애인 고용률 미공개 기업이다.

200대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2021년)'은 9108만원으로 나타났다. 건설‧조선업종은 8880만원으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두산에너빌리티(6500만원)‧대우조선해양(6700만원)‧HD현산(7300만원)‧현대미포조선(7578만원)‧삼성중공업(7836만원)‧대우건설(8400만원) 등 7개사는 동일업종 평균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20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2021년)'은 0.2%로 나타났다. 건설‧조선업종은 0.12%으로,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삼성중공업‧GS건설‧대우조선해양은 0%로 조사돼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그 밖에 두산에너빌리티(0.009%)‧대우건설(0.011%)‧삼성엔지니어링(0.026%)‧삼성물산(0.042%) 등 4개사는 0.05%조차 넘기지 못했다. 

종합하면 건설‧조선업종은 △비정규직 고용률 △여성직원 비율△직원 평균 연봉 △매출액 대비 기부금 등 사회 부문 주요 지표에서 대부분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장애인 고용률의 경우, 고용노동부는 현재 300인 이상 기업에 장애인 의무 채용(3.1%)을 규정하고 있다. 규정보다 낮은 고용률과 함께 미공개 업체도 30%가 되는 만큼 업계 차원에서 적극적은 대응이 필요하다.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건설‧조선업종. / ESG행복경제연구소 (그래프=송혜숙 기자)

◆ HDC현산, ESG 위원회 미설치...조사 항목 다수서 평균 미만
200대 기업의 '사외이사비율(2021년)'은 53.6%로 나타났다. 건설‧조선업종은 56.3%로 평균을 상회했다.  반면 현대건설의 경우 66.7%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200대 기업의 '등기임원과 직원 간 보수 비율(2021년)'은 13.9배로 나타났다. 건설‧조선업종은 8.17배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다만 삼성물산(16.2배)과 GS건설(20.4배)은 200대 기업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200대 기업의 '지배구조 15개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2022년)'는 총 593건으로 평균 4.6건이었다. 건설‧조선업종은 평균 4.3건(총 47건)으로, 200대 기업 전체 평균과 비슷했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7건)와 삼성중공업‧GS건설‧대우건설‧HDC현산(5건) 등이 전체 평균의 미준수 건수보다 많았다.

HDC현산, GS건설, 대우건설(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연합뉴스 
HDC현산, GS건설, 대우건설(위부터 시계방향). / 각 사 제공, 연합뉴스 

200대 기업의 '최대주주지분율(2021년)' 평균은 31.1%인 가운데 건설‧조선업종은 31.5%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지분비율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통상 20~40% 사이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건설‧조선업종에서 최대 주주지분비율이 40%를 넘는 기업은 HDC현산(40%)‧현대미포조선(42.4%)‧동화기업(49.1%)‧대우건설(50.8%)‧대우조선해양(55.7%) 등 5개사다. 그 밖에 두산에너빌리티(39.3%)‧현대건설(21%)‧HD현대(26.6%) 등 3사는 적정 수준으로 확인됐다.  

200대 기업의 '여성등기임원수(2022년)'는 0.62명으로 조사됐다. 건설‧조선업종의 평균은 0.42명으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HD현대‧현대미포조선‧대우조선해양‧대우건설‧HDC현산 등 7개사는 여성 등기 임원을 1명도 선임하지 않았다.

200대 기업 중 ESG 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총 145개사(평균 0.73개사)로 나타났다. 건설‧조선업종은 12개사 가운데 10개사가 설치, ESG 경영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ESG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들의 주요 지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HDC현산의 경우, 조사 항목들의 수치가 평균미만인 경우가 많았다. 장애인 고용률의 미공개와 여성 등기임원의 미선임을 비롯해 여직원 비율 역시 200대 기업 평균에 한참 못 미쳤다. 특히 HDC현산의 경우 직원평균근속 연수‧비정규직 고용률 등 다양한 조사 지표에서 타 기업에 뒤처졌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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