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용병·함영주, CES 2023 방문해 디지털 최신기술 체험
신한은행, ‘CES 2023'서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소개
은행권,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박차
은행권이 업계 최대 화두로 꼽히는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금융'으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국제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3’에 참가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소개했다./신한은행 제공
은행권이 업계 최대 화두로 꼽히는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금융'으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국제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3’에 참가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소개했다./신한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은행권이 업계 최대 화두로 꼽히는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올 초부터 '디지털 금융'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사 수장들은 IT, 산업계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모습을 드러내며 미래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특히 은행권은 올해 CES에서 최대 화두로 꼽힌 메타버스를 통해 업종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구상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5~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현장을 직접 찾았다. 이들의 방문은 전 세계 최신기술 동향과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직접 체험하며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심산이다. 

디지털 전환이 전 세계 모든 산업의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는 만큼, 은행권 역시 IT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된 신사업을 구상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은행권은 이번 CES에서 주요 키워드로 선정된 '메타버스'를 활용해 기존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소비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MZ세대 유지 그리고 향후에는 직접적인 수익 창출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미래금융 채널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CES 2023’에 참가해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소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1년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팀을 구성하고, 국내 금융권 중 유일하게 자체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시나몬에서는 가상의 재화인 ‘츄러스’를 기반으로 금융 활동을 하거나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비금융 산업들의 서비스나 이벤트를 이용하거나 플랫폼 내 활동을 통해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시나몬은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은행 시스템과 직접 연계 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국내 금융권에 적용되는 제도적 보안적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 퍼블릭 클라우드 위에 금융권 엔터프라이즈 인프라 환경을 별도 구축했다. 이로 인해 은행에서 보유한 다른 플랫폼이나 서비스, 금융 데이터와의 연계가 가능한 유일한 메타버스로서 경쟁력을 갖췄다.

신한은행은 시나몬을 통해 △세대 선호 산업 연계 및 게임 요소 결합을 통한 MZ세대 고객 선점 △자사 인프라 및 서비스 연계를 통한 금융 영역에서의 대내 시너지 확대 △비금융 산업 연계 및 메타버스만의 체험형 공간·콘텐츠 기반 메타버스 마켓플레이스 뱅킹 플랫폼 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 뱅킹 플랫폼은 은행의 금융 플랫폼에 이종사업 파트너사가 참여해 다방면의 시장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시나몬은 KT, GS리테일, 종근당건강, 서울옥션블루 등 비금융 파트너사와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핀테크기업인 '핑거'와 메타버스 플랫폼인 '독도버스'를 오픈했다. 독도버스에서는 미션을 통해 얻은 포인트를 가상 금융센터인 메타버스 브랜치에 예치할 수 있으며, 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인 올원뱅크와 연동해 금융상품 가입부터 꽃 선물, 핫딜, 기프티쇼 구매 등의 다양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싸이월드제트와 함께 메타버스 플랫폼 영업점인 ‘IBK 도토리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도토리 구매 건수에 따라 리워드를 제공하는 ‘IBK 도토리통장’ 등, 싸이월드 유저들을 위한 맞춤형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게임요소를 접목한 ‘메타버스 금융체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인 샌드박스, 큐브엔터테인먼트 등과 협업을 통해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더 샌드박스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 가상 브랜치를 개설해 기본 뱅킹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메타버스 참여 기업에 대한 투자와 상호협력을 통해 가상경제 생태계를 확대 추진하고 있다. 또한, '더 샌드박스' 내 큐브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메타버스 공간 케이 빌리지(K-village)에서는 내 가상 브랜치를 개설해 환전·금리 우대 쿠폰 제공 등 특화 금융서비스와 은행이 후원 중인 축구, 골프 등 스포츠 콘텐츠를 제공한다.

우리금융은 메타버스 플랫폼 'ZEP(젭)'에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이 참여한 그룹 자동차금융 통합 플랫폼 ‘우리WON카’를, 우리은행은 글로벌 메타버스 전문업체인 ‘오비스(oVice)’와 함께 금융권 최초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소상공인들이 실제 업무를 볼 수 있는 ‘우리메타브랜치’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 기술 협력을 위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았다. 향후 △증강현실(AR) 분야 공동 과제 발굴 및 실행 △증강현실(AR)과 혼합현실(MR)을 활용한 금융 콘텐츠 개발 △금융과 메타버스(AR, MR)의 융합 서비스를 위한 기술 협력 등에 협력하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에서 다양한 금융 실험을 해왔다. 게더타운이나 로블록스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 가상영업점을 만들어 리브 Next와 연계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가상현실기기(VR)를 활용해 VR영업점을 오픈한 바 있다. 향후에도 메타버스 뱅킹 서비스 모델을 실험하면서 필요한 기술들을 확보하고 관련 기업들과 협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말하며 'CES 2023'에서 모빌리티 등과 함께 주요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인사이트 플래쉬:5대 테마로 살펴본 CES 2023’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3세대 인터넷 '웹 3.0'과 3차원 가상현실 '메타버스'가 향후 미래 ICT 산업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은행권 역시 메타버스를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채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버스를 통해 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MZ세대 직원·금융 소비자와 쌍방향 소통을 통한 미래 고객 유치는 물론, 향후 가상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수익 사업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은 메타버스가 당장 수익과 연결되지 않지만, 소비 주축으로 급부상한 MZ세대에게 익숙한 공간으로 향후 유튜브 못지않은 생황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고 많은 심을 갖고 있다"며 "물리적 거리를 극복할 수 있으면서 대면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메타버스의 장점이며 가상화폐(CBDC)가 도입된다면 이를 통한 금융거래 및 결제도 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만, 실제로 가상공간에서 금융상품판매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광장은 '금융 메타버스 플랫폼과 법적 고려사항' 보고서를 통해 "금융산업은 철저히 규제 산업이고 정부의 규제 방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메타버스 관련 법률의 제·개정 및 금융업법의 겸영·부수업무 확대 등 규제 정비와 함께 이용수칙과 윤리·보안 자율 가이드라인이나 자율 규제 등의 마련도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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