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성수기 명확' 탓 비정규직 고용률, 전체 평균 웃돌아
현대미포조선, 200대 기업서 女직원율 '최하위'
HDC현산, ESG 위원회 미설치...건설·조선업, 3개 지표 '하위권'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 가운데 건설·조선업종에 포함된 12개사의 사회적 책임 경영이 미흡한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업 특성상 여전히 남초(男超) 현상이 두드려졌고, 비정규직 고용율도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직원평균연봉 또한 다른 업종과 비교해 낮았다. 사회(S) 부문에 대한 기업들의 경영 강화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시총 200대 기업 업종별 ESG 통계자료)가 지난해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사업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을 토대로 사회·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를 조사한 결과, 건설·조선업종은 직원 평균 근속 연수를 제외한 사회 부문 주요 지표가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ESG 위원회 미설치 기업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사회·지배구조 주요 지표에서 전반으로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HDC현대산업개발. / 연합뉴스

◆ 건설·조선업종, 비정규직·女직원율 등 평균 미만...동화기업 비롯 4개社, 장애인 고용률 미공개

건설·조선업종 12개사 가운데 '직원 평균 근속 연수(2021년)'가 가장 짧은 기업은 HD현대(2.1년)다. HDC현산(8년)은 200대 기업 평균(9.45년)보다 짧은 근무 연수를 기록했다. 

'비정규직 고용률(2021년)'이 가장 높은 기업은 HDC현산(45.6%)이다. 그 밖에 두산에너빌리티(19.4%) 현대건설(33.5%) 삼성엔지니어링(23.9%) GS건설(27.4%) 대우건설(32.0%) 등 5사는 건설·조선업종의 평균 비정규직 고용률(16.7%)보다 높았다. 200대 기업의 비정규직고용율 평균은 6.95%다. 성수기가 분명한 업 특성이 비정규직 고용률에 반영돼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여성직원 비율(2021년)'이 가장 낮은 기업은 현대미포조선(1.7%)으로, 200대 기업 전체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건설·조선업종에서 여성직원 비율이 가장 높은 삼성물산(21.2%) 역시 200대 기업 평균(25.2%)을 넘지 못했다. 남성 중심의 기업 문화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로, 업계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장애인 고용률(2021년)'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HD현대·대우조선해양·동화기업·HDC현산 등 4개사다. 고용노동부에서는 300인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에 장애인을 의무 고용(3.1%)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미공개 기업들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요구된다. 

건설·조선업의 '직원 평균 연봉(2021년)'은 8880만원으로, 200대 기업 평균(9108만원)보다 낮다. 동일 업종 내 직원의 평균 연봉이 가장 낮은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로 6700만원이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2021년)'의 경우 삼성중공업·GS건설·대우조선해양 등 3개사가 0%로 조사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 밖에 삼성물산(0.042%)·두산에너빌리티(0.009%)·삼성엔지니어링(0.026%)·현대미포조선(0.099%)·대우건설(0.011%)·HDC현산(0.075%) 등 6개사는 건설·조선업종의 평균 매출액 대비 기부금(0.12%)보다 낮다.

현대미포조선 제공
현대미포조선 제공

◆건설·조선업종,  비정규직 ·女직원율 ·女등기 임원수 등 3개 지표 '하위권'
'사외이사비율(2021년)' 전체 평균은 53.56%로 건설·조선업종 11개사 평균은 이 보다 높은 56.28%로 확인됐다.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2021년)'이 가장 큰 기업은 GS건설(20.4배)으로, 삼성물산(16.2배)이 그 뒤를 이었다. 2개사는 건설·조선업의 평균(8.2배)뿐만 아니라 전체 평균(13.9배)보다도 격차가 컸다.  

통상 20~40%를 적정 수준으로 보는 '최대주주지분율(2021년)'의 경우, 건설·조선업에서는 대우조선해양(55.7%)·대우건설(50.8%)·동화기업(49.1%)·현대미포조선(42.4%) 등 4개사가 40%를 초과했다.  

건설·조선업종에서는 여성등기임원(2022년)을 선임하지 않은 기업은 7개사(두산에너빌리티·HD현대·현대미포조선·대우조선해양·대우건설·동화기업·HDC현산)로, 절반 이상이 여성 등기 임원을 1명도 두지 않았다. 

HDC현산은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다. 작년까지 200대 기업 중 ESG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145개사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기업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준수를 권장하는 '15개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확인한 결과, 두산에너빌리티가 7개 지표를 미준수해 가장 낮은 준수율을 보였다. 그 밖에 삼성중공업·GS건설·대우건설·HDC현산(이하 5개), 현대건설·삼성엔지니어링·대우조선해양(이하 4개), HD현대·현대미포조선(이하 3개), 삼성물산(2개) 등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대상(자산규모 1조원 이상)이 아닌 동화기업은 제외한 결과다. 

사회·지배구조 주요 지표의 15개 업종별 평균을 비교했을 때 건설·조선업종은 △비정규직 고용률(13위) △여직원 비율(14위) △여성 등기 임원수(13위) 등 3개 지표가 하위권에 머물렀다. 다만 간신히 중위권을 기록한 △장애인 고용률(10위) △매출액 대비 기부금(10위) 등 2개 지표까지 봤을 때, 건설·조선업종의 사회 부문 주요 지표 6개 가운데 4개의 성적이 좋지 않아 업계차원에서 사회 부문에 대한 적극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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