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공개채용에 지원
2011년 빅토르 안으로 이름 바꾼 뒤 러시아 귀화… 이후 2022년 중국팀 코치
러시아, 중국에 한국 선수들의 훈련방식, 기술 전수하며 여론 뭇매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이 2017년 7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국체육대학교 아이스링크에서 팀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 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이 2017년 7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국체육대학교 아이스링크에서 팀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빅토르 안(38·한국명 안현수)이 코치로 한국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10일 빙상계에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알려졌다. 빅토르 안이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된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공개채용에 지원했다. 성남시청의 공고를 보면, 현재 코치직 서류 접수가 끝났고 면접을 거쳐 이달 말 최종 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국적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성남시청은 빅토르 안이 선수 시절 몸담았던 팀이다. 현재 국가대표 최민정(25), 김길리(19) 등이 소속되어 있다.

빅토르 안은 선수 시절 자타공인 ‘쇼트트랙 황제’였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남자 1000m·1500m·5000m 계주), 동메달 1개(500m)를 목에 걸었고, 세계선수권 5연패 등을 일궈내며 한국 쇼트트랙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그러나 이후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이듬해에는 성남시청 빙상단이 재정 문제로 인해 해체됐다.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빙상계 파벌싸움에도 휘말리며 갈 곳을 잃게 됐다.

결국 선택은 러시아 귀화였다. 2011년 빅토르 안으로 이름을 바꾼 뒤 러시아로 넘어갔다. 다시 선수 시절의 영광을 되찾았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3개(500m·1000m·5000m 계주), 동메달 1개(1500m)를 땄다. 올림픽 쇼트트랙 최다 금메달(6개)의 주인공이 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러시아 도핑 스캔들에 연루돼 출전하지 못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국대표팀 코치 시절 안현수.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국대표팀 코치 시절 빅토르 안. /연합뉴스

귀화하는 과정에서 국내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었다. 빅토르 안은 귀화 당시 한국 선수들의 훈련방식, 기술을 전수하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한화 약 1억8000만 원의 연봉과 저택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한국에서는 귀화 직전 올림픽 금메달 연금 4년 치를 일시불로 받아 갔다. 귀화 후 그는 미니홈피에 “러시아 국적을 획득하면 우리나라 국적은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신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에는 지도자로 변신했다. 이번에는 중국을 선택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대표팀 기술 코치로 부임했다. 베이징 대회에서 김선태(47) 감독과 함께 중국대표팀을 이끌며 쇼트트랙 메달 4개(금2·은1·동1)를 따내는 데 일조했다. 국내 여론은 싸늘했다. 다른 팀도 아닌 한국 대표팀의 최대 라이벌인 중국 대표팀 코치로 선임된 것이 반감을 산 것이다. 당시 빅토르 안은 “제 가슴에 어느 나라 국기가 달리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 선택이기 때문에 각오도 하고 있다”라며 심경을 전한 바 있다.

한국 복귀를 시도하는 현시점에서도 여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호의적이지 않다. 그의 복귀를 바라지 않는 반응들이 대다수다. 지난 행보들에 의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렸다. 러시아에 이어 중국 선수들에게까지 훈련법과 기술을 노출한 것에 대해 큰 실망감을 느꼈다. 또한 필요할 때마다 나라를 옮겨 다닌다는 따가운 시선도 줄을 잇고 있다. 만약 한국 복귀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들끓는 여론을 마냥 외면하고만 있을 수 없을 듯하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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