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5개업종 중 직원평균근속연수·장애인고용률 '최하위'…비정규직고용율 14위 
女직원 비율도 가까스로 중위권…다양성·균형성·포용성 측면 개선 필요 
ESG위원회 없는 메리츠금융지주, 女등기임원 0명…최대주주지분율 70% 이상
메리츠금융그룹 사옥. / 메리츠금융그룹 제공 
메리츠금융그룹 사옥. / 메리츠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주주를 배려하는 문화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금융지주사들이 4주 전 소집공고를 지키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최대주주지분율이 70%를 넘는 곳이 있는 등 지배구조 주요 지표에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책임(S) 부문도 전반적으로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짧고 비정규직 고용률이 높아 ESG경영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SG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00대 기업 업종별 ESG 통계자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금융지주 업종 일부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의 ESG경영 전환 과정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이번 통계자료는 지난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사업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을 토대로 사회·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를 조사한 결과다.

◆ 직원 평균 근속 연수 '최하위'…15개 업종 중 비정규직고용률 14위 

금융지주 업종 9개사 가운데 '직원 평균 근속 연수(2021년)'가 가장 짧은 기업은 우리금융지주(2년4개월)였다. 200대 기업 평균(9년5개월)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 외 BNK금융지주(2년5개월)·DGB금융지주(2년6개월)·JB금융지주(2년7개월) 등도 직원 평균 근속 연수가 3년을 넘기지 못했다. 다만 금융지주 업종은 임직원들의 순환보직(계열사)으로 근속연수가 짧은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전문성 측면에서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정규직 고용률(2021년)'이 가장 높은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25%)였다. 우리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DGB금융지주도 20% 이상으로 200대 기업 평균(6.95%)을 크게 상회했다. 금융지주 업종은 비정규직과 파견직의 비율이 높은 고용 형태가 그간 꾸준히 문제로 지적받아온 만큼, 조속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여성직원 비율(2021년)'이 가장 낮은 기업은 BNK금융지주(7.8%)였다. 200대 기업 평균(25.2%)보다 낮은 기업은 KB금융지주(18.6%)·신한지주(20.6%)·하나금융지주(15.3%)·우리금융지주(10.6%)·한국금융지주(22.4%)·JB금융지주(24.4%)·DGB금융지주(11%)까지 더해 9개사 중 8개사였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장애인 고용률(2021년)'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3개사였다. 나머지 6개사도 모두 200대 기업 장애인 고용률 평균보다는 낮았다. 

종합하면 비정규직 고용률·여성직원 비율에 이어 장애인 고용율까지 금융지주 업종이 사회적 책임 부문 중, 특히 '다양성·균형성·포용성(DEI)'과 관련된 지표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금융지주 업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2021년)'은 200대 기업 평균(0.2%)과 같았다. 다만, KB금융(0.06%)·신한지주(0.1%)·우리금융지주(0.06%) 등 3개사는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았으며, 특히 메리츠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JB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4개사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0%로 나타나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 강화가 시급해 보인다. 

우리금융그룹 사옥(왼쪽)과 DGB금융그룹 사옥. / 각 사 제공 
우리금융그룹 사옥(왼쪽)과 DGB금융그룹 사옥. / 각 사 제공 

◆ 메리츠·우리·DBG 금융지주, 사회적책임·지배구조 주요지표 개선 필요 

금융지주 업종 9개사 가운데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2022년)'를 하지 않은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를 제외한 8개사였다. 주주에게 주주총회 날짜와 안건을 미리 알려주는 주주 배려 문화가 크게 부족한 업종으로 볼 수 있다. 

금융지주 업종에서 '최대주주지분율(2021년)'이 40%를 넘는 기업은 메리츠금융지주로 무려 72.3%였다. 최대주주지분율의 적정 수준은 정답이 없지만, 통상 20~40% 범위로 보는 견해가 중론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0대 기업 전체로 범위를 확대해도 4번째로 최대주주지분율이 높았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여성등기임원(2022년)'이 1명도 없는 기업이기도 했다. 그 외 우리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3개사도 여성등기임원이 없는 기업이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금융지주 업종 9개사 중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다.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 비정규직 고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장애인 고용률도 공개하지 않았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최대주주지분율이 40% 미만인 나머지 8개사들과 달리, 70%를 넘겼으며 여성등기임원도 선임하지 않았다. 

우리금융지주는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 직원 평균 근속 연수가 가장 짧고 여성 직원 비율은 2번째로 낮았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를 하지 않고 여성등기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으로 조사돼 전반적인 개선이 요구됐다. 

DGB금융지주는 사회적 책임 부문에서 비정규직 고용률이 4번째로 높고 여직원 비율이 3번째로 낮았다. 메리츠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와 함께 장애인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3개사에도 포함됐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를 하지 않았고, 여성등기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으로 조사됐다. 향후 개선 및 보완이 요구된다. 

BNK금융지주는 금융지주 업종 9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으로 조사됐다. 여성 직원 비율도 가장 낮았으며, 직원 평균 근속 연수는 2번째로 짧았다. 

15개 업종별 평균을 비교하면 금융지주 업종은 △직원평균근속연수(15위) △비정규직 고용률(14위) △장애인고용률(15위) 등 3개 지표가 하위권에 속했으며, △여성직원 비율(10위)은 가까스로 중위권에 걸쳤다. 모두 다양성·균형성·포용성(DEI)과 관련된 지표로 조속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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