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당시 고우석. /연합뉴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당시 고우석.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현재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마무리 투수 1순위 후보는 고우석(25)이다. 

고우석은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 클로저다. 입단 3년 차이던 2019년 65경기에서 8승 2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52를 올리며 LG 마무리 투수로 올라섰다. 이듬해 부상으로 17세이브에 그쳤으나 지난해 30세이브(평균자책점 2.17)를 거뒀다. 올 시즌에는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생애 첫 세이브왕에 올랐다. 피안타율 0.173, 이닝당 출루 허용률 0.96, 9이닝당 탈삼진 11.87의 압도적인 성적을 찍었다. WBC 대표팀 발탁은 당연했다.

고우석은 이번 WBC에서 이용찬(34·NC 다이노스), 김원중(30·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대표팀 뒷문을 책임진다. 구리야마 히데키(62) 일본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고우석의 투구를 직접 본 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봤을 때보다 좋아졌다”며 경계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일찌감치 2023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3월 9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릴 WBC 1라운드 경기부터 공을 던져야 하는 만큼 예년보다 몸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10월 말 시즌이 끝난 뒤 1주일만 휴식을 취하고 다시 잠실구장으로 출근했다. 2주 동안 회복에 전념했고, 1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이달 초 이종범(53) LG 코치의 딸 이가현(24)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식 당일 오전에도 어김없이 출근 도장을 찍었다. 고우석은 11일 한국스포츠경제와 통화에서 “제가 운동 욕심이 많다. 계획한 훈련 스케줄은 꼭 소화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11월 말부터 꾸준히 운동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아내 이가현 씨가 고우석이 숙소 방에서 섀도 피칭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소소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우석은 “그 때 훈련을 한 건 아니고, 아내가 투수와 포수 간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고 해서 보여준 것이다. 아내가 장난식으로 사진을 올렸는데 화제가 될 줄 몰랐다”며 웃었다.

LG 고우석. /LG 트윈스 제공
LG 고우석. /LG 트윈스 제공

차세대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평가받는 그는 어린 나이에 적지 않은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와 2020 도쿄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하지만 국제 대회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2019 프리미어 12에서는 3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0으로 부진했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일본과 준결승전에 출전했으나 뼈아픈 베이스 커버 실수를 저지르며 패배의 원흉이 됐다.

큰 무대에서 시련을 겪으며 깨달음을 얻었다. 이번 WBC에서 명예 회복을 벼른다. “도쿄올림픽에선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아쉬웠다. 지금 생각하면 계획도 없이 막무가내로 부딪혔던 것 같다. 귀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WBC에서 만회하고 싶다. 잘 준비해서 대단한 선수들과 좋은 승부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WBC는 고우석이 어린 시절부터 동경하던 무대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WBC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길 기대하고 있다. 고우석은 “초등학생 때 2009 WBC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베네수엘라전과 일본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다른 나라 타자들이 제공에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해서 제가 가진 무기들을 잘 써먹고 싶다”고 힘줬다.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은 활약을 다짐한다. 그는 “태극마크를 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고 큰 행운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마운드에 올랐을 때 생기는 책임감이 있다. 국제무대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지 않나”라며 “야구대표팀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떨어져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단기전에선 어떤 결과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기도하고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고우석은 해외 진출 꿈도 품고 있다. 최근 LG로부터 장기계약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할 정도로 해외 진출 의지가 강하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내년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해외 무대에 진출할 수 있다. “선수라면 모두 큰 무대에서 뛰고 싶은 욕심이 있을 거다. 저도 초등학교 때부터 빅리그에서 뛰고 싶었다. 프로에 와서도 마음 한편에 메이저리그를 진출 꿈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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