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시절 주효상. /키움 제공
키움 히어로즈 시절 주효상. /키움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기회를 잡으려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린 주효상(26·KIA 타이거즈)의 목소리는 다부졌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반드시 놓치지 않겠다는 결연한 각오와 비장함이 느껴졌다.

포수 유망주 주효상은 올겨울 키움 히어로즈에서 KIA로 이적했다. 안방 보강이 필요했던 KIA는 키움에 2024년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그를 데려왔다. 
서울고를 졸업한 주효상은 2016년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했다. 프로 5시즌 동안 통산 2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3, 73안타, 2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1군에서 백업 포수로 뛰며 경험치를 쌓은 그는 2021년 3월 현역으로 입대했다. 1년 6개월의 군 생활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기술 훈련은 하지 못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을 꾸준히 하며 몸을 단련했다. 최고 기온이 40도 가까이 되던 한여름에 패딩을 입고 매일 3km씩 러닝한 끝에 체중을 13kg이나 감량했다. 주효상은 12일 한국스포츠경제와 통화에서 “중대장님과 대대장님이 말릴 정도로 혹독하게 운동했다. 군 생활 말년에는 경기도 시흥에 있는 야구 아카데미 J&C스포츠에서 프로 출신 장시윤, 최재원 코치님의 지도를 받으며 타격 훈련을 했다. 큰 도움이 됐다. 군대를 현역으로 다녀오면서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재활을 마무리하고, 함평에서 정상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다음달 1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되는 1군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주효상은 “현재 몸 상태는 아주 좋다. 재활은 끝났지만, 팔꿈치는 계속 관리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KIA 안방은 올 시즌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 KIA 주전 포수를 맡았던 박동원(33)은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 트윈스로 떠났다. KIA는 박동원과 결별한 뒤 포수 외부 수혈을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승택(29)과 주효상으로 포수진을 꾸리기로 했다. 하지만 한승택은 타격에 약점이 있고, 주효상은 주전 포수 경험이 없어 안방이 불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KIA 포수들로선 이런 평가가 달가울 리 없다. 주효상은 세간의 평가를 바꾸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예전부터 (한)승택이 형은 배울 점이 많은 포수라고 생각했다. 승택이 형에게 많이 배우면서 시너지를 내고 싶다. KIA 안방이 약하다는 평가를 안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주효상은 서울고 시절 타격에서도 재능을 뽐냈다. 고교 통산 58경기 출전해 타율 0.322(199타수 64안타) 2홈런 50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프로에선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군 통산 타율 OPS가 0.546에 그친다. 그는 부실한 타격 보완을 최우선으로 과제로 꼽았다. “프로에 온 뒤로는 수비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다. 그러다 보니 제 강점인 타격이 약해진 것 같다”며 “전역하고 나서 타격 훈련을 많이 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타격 능력을 많이 보완하고 싶다. 프레이밍과 블로킹 능력도 끌어올리고 싶다. 도루저지는 항상 자신 있다”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주효상. /키움 제공
키움 히어로즈 시절 주효상. /키움 제공

목표는 장타력을 갖춘 공격형 포수가 되는 것이다. 주효상은 “장타를 많이 치고 싶다. 제가 정확성이 좋은 타자는 아니어서 장타를 많이 날리면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홈런보다 2루타를 많이 때리고 싶다. 수비가 안정적이면서 공격력도 뛰어난 포수가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KIA로 이적하면서 서울고 동기 최원준, 임석진(이상 27)과 재회하게 됐다. SSG 랜더스에서 데뷔한 임석진은 지난 5월 트레이드로 KIA에 합류했고, KIA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원준은 오는 6월 상무에서 전역해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주효상은 “(최)원준이는 다른 팀에 있을 때도 연락을 자주하는 친구다. 언젠가 함께 야구 해보자는 말을 많이 했었는데, 현실이 돼서 기쁘다. (임)석진이와 트레이드 직후 잠깐 함께 살았다. 내년에는 셋이 함께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KIA팬들에게 자신을 소개해 달라’는 말에 그는 “저는 두려움이 없는 성격이다. 적극적이고 대담한 플레이를 하려 한다. 임팩트 있는 한방을 때리는 타자가 되겠다”며 “KIA가 가장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무리하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 팬들이 챔피언스필드에 많이 와서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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