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 제공

뷰티업계가 올해 기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하며 새판짜기에 나선다.

뷰티업체들은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유통 채널과 소셜 채널을 중심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새 대표 체제를 출범하고 북미 등 새로운 활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2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인 북미 지역 사업 강화를 위해 올해 초 글로벌기업 스타벅스∙아마존 출신인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했다. 앞으로 문 부사장은 CEO 직속의 미주사업총괄로서 LG생활건강 브랜드와 더불어 더 에이본, 보인카, 더크램샵 등 현지 자회사까지 미주 전체 사업을 관장한다.

앞서 LG생활건강은 2019년 더 에이본의 전신인 뉴에이본 인수를 시작으로 2020년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2021년에는 미국 하이앤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Arctic Fox)를 보유한 보인카와 지난해 화장품 브랜드 더크램샵을 잇따라 인수했다.

문 부사장은 2004년 미국 스타벅스에 입사한 이후 약 14년간 전략, 마케팅, 제품 관리, 고객 경험, 디지털 전환(DX),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 론칭 등 전사 차원의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2019년부턴 아마존의 B2B 전문 구매 플랫폼인 ‘아마존 비즈니스’의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며 초기 조직 세팅, 업무 프로세스 구축, 브랜딩 등의 미션을 수행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문 부사장이 이 같은 경험을 살려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선사하고 디지털 접점에서의 대응력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모레그룹은 지난 달 연말 인사를 한 번 더 실시했다. 핵심 계열사 아모레퍼시픽과 지주회사의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등 주요 계열사 대표로 70년대 후반의 ‘젊은 40대’ 임원을 발탁하는 한편 주요 부서 팀장들을 이보다 연령대가 낮은 80년대 생으로 대거 교체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또한 5년 간 아모레퍼시픽을 이끌었던 안세홍 대표 자리에 그룹 대표이사 김승환 사장을 임명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을 맡겼다. 김 사장은 앞으로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 확장 및 미래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빅스텝'으로 대표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설화수'의 모델을 블랙핑크 '로제'로 파격 발탁한 데 이어 미국의 럭셔리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한 바 있다. 설화수는 1997년 론칭 후 20년간 '노모델' 전략을 고수해오다가 2018년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배우 송혜교를 처음 뮤즈로 세웠다. 그러다 중국 화장품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자 대표 얼굴로 북미에서 인지도가 높은 블랙핑크의 로제로 바꾼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 사 모두 큰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차선책으로 북미 시장을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는 북미와 일본, 동남 아시아 시장 확대와 동시에 중국 내 점포 정리 등 사업 효율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중국 리오프닝도 대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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