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업 재고 자원 선순환 돕는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김경민 서울대 교수 강의 인상깊어…비영리·공공기관의 ESG"
"ESG는 거대 담론이 중요…커뮤니티 네트워크 파워 힘쓸 계획"
문명선 밀알나눔재단 마케팅위원장. 
문명선 밀알나눔재단 마케팅위원장.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와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고 동 대학 환경대학원이 주관하는 'ESG전문가 과정(ESG Executive Education)’ 2기 펠로우들이 지난달 16일 14주간의 일정을 마쳤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동안 뜨거운 모집 열기와 학구열 속에서 진행된 1기 'ESG전문가 과정'에 이어 2기 역시 현장답사와 성공사례 발표 등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호평을 받았다. 2기 펠로우들은 과정이 끝난후에도 '러닝랩'을 통한 비대면 스터디 및 오프라인 모임 등을 진행하며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편집자 주>

“의류를 비롯한 많은 소비재가 재고 처리 명분으로 소각되죠. 그 과정에서 환경오염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문명선 밀알나눔재단 마케팅위원장은 다양한 소비재를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나눔스토어 ‘기빙플러스’ 업무를 총괄한다. 올해 5년 차지만 지난해에는 '기빙플러스 ESG경영 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자문위원장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그전에는 20년 이상 패션전문지 기자로 종사한 패션 업계 베테랑이다. 

‘기빙플러스’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공헌) 나눔스토어로 지난 2017년 탄생해 현재 21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으로부터 재고상품을 기부받은 뒤 매장 판매를 통해 판매수익금은 장애인·시니어·다문화·경력단절여성 등 사회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 투자된다. 

“소중한 자원을 소각하지 않고 선순환하는 콘셉트라고 보면 됩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경제사업을 운영하고 친환경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과 투명한 이사회 경영에 나서는 등 태동 자체가 ESG와 맞닿아 있죠.” 

하는 업무가 ESG와 연계되다 보니 문 위원장은 자연스럽게 서울대 환경대학원 ESG전문가 과정에 등록했다고 한다.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강의로 김부열 서울대 교수의 '지속가능발전목표와 ESG', 김경민 서울대 교수의 '비영리·공공기관의 ESG' 주제를 꼽았다. 

“큰 관심을 두고 수업에 임했어요. 최근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은 ESG와 기빙플러스 사업이 확장되어야할 충분한 명분과 의미를 찾을 수 있었죠. 또 알렉스 에드먼즈의 저서 'ESG 파이코노믹스' 구입도 미루고 있다가 이우종 교수의 직강을 들은 후 바로 구매했어요.”

이우종 교수가 감수한 'ESG 파이코노믹스'에서 '파이'는 전통적 의미의 이윤을 넘어 사회적가치를 나타낸다고 소개하고 있다. 결국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는 새로운 비즈니스원칙에 ’ESG’경영이 꼭 필요하다는 것과 기업의 파이 키우기 전략은 기존의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리더와 직원·투자자·주주·사회·환경·시민 모두를 위한 '협업 게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문 위원장은 설명했다.  

ESG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털어놨다. 

“기업의 ESG경영에는 담론이 필요해요. 업(業)은 정부 정책을 바라보고 정부는 여론 눈치를 본다면 결국 담론이 형성돼야 한다고 봐요. 민·관·협이 함께 '꼭 해야만 하는' 정책과 결과물로서의 ESG가 실행되어야 하는데 우선 지속가능지수를 공시해야 하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흐름을 리드하고 주요 지표들이 공유되어야 하는 거죠.”

이와 관련 문 위원장은 코카콜라 사례를 언급했다. 이번 2기 ESG전문가과정 조별발표에서 현재 한국코카콜라 정책이사인 이진영 펠로우의 '코카콜라가 컨투어 라벨프리 특허를 푼 것'에 대한 발표가 매우 인상 깊었다는 것이다.  

“코카콜라는 1915년 개발된 제품에 로고를 새기는 '컨투어' 제품에 착안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해요. (코카콜라 사례는) 이익을 위해 독점 전쟁 중인 마켓에서 환경을 위한 모든 기업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진정한 ESG는 모두 함께 사용해야 이뤄진다고 판단해 특허를 푼 사례는 이번 과정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정보였어요.” 

2기 ESG전문가 과정의 높은 학구열에 놀랐다는 문 위원장은 수료 후에도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러닝랩'을 통해 비대면으로 스터디를 이어가고 있고. 현재 수많은 ESG인플루언서들과 교류하면서 함께 공부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빙플러스의 활동 상황도 자랑거리다. 모든 사업자체가 ESG와 연결돼있는 기빙플러스는 최근 ESG와 관련해 '재고제품 기부'로 ABC마트와 '한점한걸음 캠페인'을 통해 장애 아동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신발 제품을 기부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잠옷 등 의류 기부를 7년 연속 진행해 자선단체협의회상을 받은 '캄미어패럴'은 제품 기부뿐만 아니라 폐현수막으로 에코백 등을 만들었으며, 밀알소속 발달장애인 작가들의 작품으로 탄생한 다양한 굿즈를 통해 취약 계층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마련되고 있다. 

국내 소외이웃 물품지원 캠페인 '자상 한 상자'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상하다'와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 의미가 담겨있다. 문 위원장은 많은 응원이 필요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기빙플러스를 통해 ESG브랜드 가치 상승과 지속가능한 사회 공헌에 함께 동참하길 바랍니다. 소외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통합을 실천하는 거죠. CSR과 CSV를 넘어 ESG스토어로서 진화해 가는데 많은 기업의 관심과 응원을 기다리겠습니다.” 
 

-문명선 위원장은? 

1991년 서울시립대를 졸업하고 비즈니즈 전문지 ‘패션비즈’에서 25년간 재직했다. 퇴직 후에는 밀알복지재단의 '더드림스토어' 마케팅이사를 거쳐 현재 밀알나눔재단 마케팅위원장을 맡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1993년 설립됐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삶과 권리를 옹호하고, 주체적 삶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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