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데이터 강자 신한과 AI 강자 KB국민의 경합도 관전 포인트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올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재무상황이 악화로 인해 경영환경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카드사 선두를 두고 신한·국민카드가 경쟁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부동의 선두로 불리는 신한카드가 수성할 수 있을지, 그룹부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KB국민카드가 신한카드의 아성을 공략할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다양한 시각에서 비교가 가능하겠지만, 우선 당기순이익 면에서 양사를 살펴보자면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신한카드가 4012억 3900만원을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삼성카드가 3142억 7000만원으로 추격하고 있었으며, KB국민카드는 2420억 7900만원으로 3위에 머물렀다.

4위부터 8위까지는 1000억원대 이하로 선두그룹과 차이가 벌어져 있는 상태다.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 아래 있었던 2021년에 비해 다소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고금리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 금리가 최근 4% 대로 내려앉으며 안정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최고 6.088%까지 치솟았던 AA+ 등급 3년물 여전채 금리는 올해 들어 0.75%p 넘게 떨어졌다.

하지만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데다, 코로나19의 여파까지 감안한다면 카드사들의 리스크 관리는 여전히 빨간불이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8개 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 4076억원으로, 2021년 말에 비해 11%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분기에도 증가세가 이어졌을 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BC카드를 제외한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이월 잔액 규모도 7조 2105억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1조 2208억원이 증가했다. 신용카드 리볼빙 이용 성향을 감안하자면, 이용금액을 제때 납부하기 어려운 취약차주가 증가했다는 의미이기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파격적이고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 내실을 다지는 가운데, 변화된 영업환경과 새로운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혁신을 점진적으로 가져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연초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과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이 주재한 2023년 상반기 전략회의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2023년 사업전략 방향을 '딥밸류'로 설정한 신한카드는 ▲모든 디바이스로 모든 참여자에게 최고 수준의 결제 편의성 경험 제공 및 지불결제시장 1위 사업자 지위 공고화 ▲원신한 경쟁력 기반의 고객에게 최적화된 선진 금융 서비스 제공 및 신성장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 ▲디지털·빅데이터 기반 진정한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와 미래성장 동력 발굴 ▲경영 활동을 위한 인프라 지원 강화와 역동적 기업문화 구축 및 ESG 실천 등의 주요 과제를 조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축적된 딥 역량 기반의 고객·사회·환경의 새로운 니즈에 부응하는 차별화된 가치 창출로 2023년 복합 위기 환경을 돌파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문 사장은 "변화하면 살아남고 안주하면 사라진다는 각오만이 불확실한 환경, 경쟁, 관행의 복합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며 "고객의 가치를 지키고 키워나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차별적 경쟁력과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새롭게 도약하자"고 당부했다.

KB국민카드도 '내실 있는 성장 방안과 함께 혁신과 창의에 기반한 생동감 있는 조직으로의 변화'가 올해 경영전략 방향이다. 여기서 도출되는 주요 과제는 ▲활동고객 증대 등 본업 경쟁력 강화 방안 ▲디지털 시프트 환경변화에 따른 금융부문 대응 방안 ▲2023년 리스크 관리 방안 ▲지속 가능한 KB Pay MAU 달성 방안 ▲AI, 데이터 부문 대응 방안 ▲신성장 추진 방안 등이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처칠의 사례를 들며 "소극적, 방어적으로 위험을 회피하기 보다는 위기를 신속하고 지혜롭게 돌파해 1등 카드사 도약이라는 시장의 판을 흔드는 전환점으로 만들자"라고 강조했다.

양사가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디지털 역량 강화와 함께 모 그룹이나 지주 핵심 계열사인 각 은행도 함께 추진하고 있는 통합 플랫폼 전략이다.

여기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은 KB국민카드다. 지난해 일찌감치 기존 카드와 리브메이트 앱을 KB 페이 앱으로 통합해 운영 중이다. 결제 플랫폼을 중심으로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는 물론 여타 콘텐츠까지 제공하는 원 플랫폼이다.

KB금융그룹, KB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AI 역량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최근 KB국민카드는 AI 마케팅 시스템 '에임즈' 구축을 완료했다. 이는 AI가 마케팅 담당자의 반복 수행 업무를 대체하고 보다 창의적인 기획에 집중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신한카드가 갖고 있는 강점은 데이터 역량이다. 삼성카드, BC카드와 함께 데이터 전문기관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지난 2020년 오픈한 금융데이터거래소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데이터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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