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략기획예산실 전략기획본부로 승격…상임이사 직급도 신설
업무 특성상 코레일 출신 선택할 수밖에 없던 기술본부 상임이사 직급 없애
철도업계 “신설 상임이사 직급 후보 확보 용이…외부 인사로 채워질 것”
서울 강남구 수서역 SRT 역사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수서역 SRT 역사의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수 기자] 최근 ‘독자 노선’을 선언한 에스알(SR)이 코레일 출신 인사가 독식할 수밖에 없었던 기술본부 상임이사 직급을 없애고 전략기획본부 상임이사 직급을 신설했다. SR이 기관장부터 상임이사까지 비(非) 코레일 인사로 구성해 독자 경영체제 구축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 전략기획본부 승격…상임이사 직급 신설

18일 <한스경제> 취재 결과, SRT 운영사 SR은 지난 17일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기획예산실을 전략기획본부로 승격했다. 반면 기술본부는 기술혁신실로 개편하면서 △영업본부 △안전본부 △전략기획본부 등 3개 본부로 운영된다.

이사회 참여와 회사 경영을 맡는 상임이사 구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당초 SR의 상임이사는 부사장과 영업본부장, 안전본부장, 기술본부장 등 총 4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종전 기술본부장은 실장 직급으로 대체된다. 이에 현임 기술본부장은 지난 17일 자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대신 전략기획본부장이 새로운 상임이사를 맡는다. SR은 추후 전략기획본부장을 공모할 예정이며 현재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눈여겨볼 부문은 기술본부장의 상임이사 자리가 사라진 게 SR의 독자 경영체제 구축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SR은 지난 2021년 12월 이종국 대표 부임 후 코레일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행보를 보여왔다. 그간 코레일 출신 인사가 포진한 상임이사 자리에 외부 또는 내부 출신 인사를 영입한 게 대표적이다.

SR은 지난해 3월 안전본부장에 대통령경호처 출신 외부 인사를 영입한 데 이어 이달에는 영업본부장에 SR 고객홍보실장 출신을 임명한 바 있다. 신임 영업본부장은 코레일 출신이지만 SR 출범 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 내부 승진한 케이스다.

하지만 상임이사 중 1명이었던 기술본부장은 예외였다. SR의 기술본부장은 지난 2018년부터 코레일 출신 1명이 맡아 왔다. 고속철도와 관련한 기술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코레일 출신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마땅한 인사가 없었다는 게 철도업계 설명이다. SR은 지난 2021년 12월과 지난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후보를 공모했지만 신규 기술본부장을 선임하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 이종국 대표 “독자적인 길 개척”…신규 상임이사 외부 영입에 무게

상임이사 구성 변화는 지난해 12월 30일 발생한 통복터널 전차선 단전 사고를 계기로 선언한 SR의 독자 노선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SR은 사고 관련 피해액이 130억원에 달한다며 철도 시설 유지보수 체계 변화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자체 차량 정비를 확대하고 철도공사(코레일) 위수탁 계약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종국 대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SR 설립목적에 부합한 철도산업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고 말해 독자 노선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른 상임이사 직급 변화로 SR 경영진에 비(非) 코레일 출신을 추가해 독자 경영체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략기획본부장은 업무 특성상 기술본부장보다 후보 풀(pool) 확보가 용이한 만큼, 코레일 출신을 배제하고 외부 또는 내부 출신 인사를 영입할 수 있어서다.

철도업계 역시 비슷한 시각이다. 이종국 대표 부임 후 코레일 상임이사에 코레일 출신이 임명된 사례가 없고 최근 독자 노선을 선언한 만큼 외부나 내부 인사 영입에 무게를 둘 것이란 분석이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1년 12월 영업본부장과 안전본부장, 기술본부장 등 3명의 상임이사를 동시에 후보를 공모한 적이 있다”며 “당시 SR 내부에서 코레일 출신은 받지 않으려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설된 전략기획본부 상임이사 직급은 코레일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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