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시총 200대 기업 중 보험 업종, 장애인 의무고용률 준수 기업無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 증가에도 매출액 대비 기부금 '최하위'
ESG위원회 없는 메리츠화재, 최대주주지분율 높고 전자투표제無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사옥. / 각 사 제공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사옥. /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되는 보험사들이 사회(S)·지배구조(G) 부문의 특정 지표에서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여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공헌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15개 업종 중 가장 낮았으며, 장애인고용률도 의무고용률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거나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하지 않은 기업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분석한 '시총 200대 기업 업종별 ESG 통계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등 보험 업종 일부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의 ESG경영 전환 과정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이번 통계자료는 지난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사업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을 토대로 사회·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를 조사한 결과다.

◆ 15개 업종 중 가장 취약한 '매출액 대비 기부금'…사회공헌 측면 개선해야

보험 업종의 '비정규직 고용률(2021년)'은 200대 기업 평균(6.95%)보다 낮은 5.42%였다. 전체 15개 업종 중에서는 9위로 비정규직 고용률이 높은 편에 속하지는 않았으나, 업계 비정규직 중 상당 수를 차지하는 콜센터 직원들은 소비자 민원 최일선을 담당하면서도 그간 처우가 열악한 사례가 꾸준히 제보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험 업종의 '여성직원 비율(2021년)'은 48.71%로 200대 기업 평균(25.2%)보다 크게 높았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험 업종의 여직원 비율은 텔레마케터·영업사원 등 비정규직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고용의 질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외국계 보험사와 다르게 여전히 여성 직원들에게 '유리천장'이 두껍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실제 각 보험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 등 생명보험 6개사와 삼성화재·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 6개사의 상근임원 511명 중 여성임원은 29명에 불과했다. 

보험 업종의 '장애인 고용률(2021년)'은 1.9%였다. 200대 기업 평균(1.85%)보다 높지만, 장애인 의무고용률(3.1%)을 충족한 기업은 1곳도 없었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은 월평균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민간기업에 대해 3.1%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토록 하고있다. 

유독 생명보험사들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실제 한화생명은 장애인 고용률이 1%에 불과했다. 이에 단순히 고용분담금을 내고 장애인 고용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 외, 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은 장애인 고용률을 아예 공개하지 않아 더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보험 업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2021년)'은 0.02%로 200대 기업 평균(0.2%)에 한참 못 미쳤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가장 낮다. 보험 업종 6개사 모두 매출액 대비 기부금이 0.1% 미만이었다.

특히 삼성생명은 0%로 나타나 사회공헌 측면에서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삼성계열 보험사인 삼성화재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두 번째로 낮은 0.017%에 불과했다. 세 번째로 낮은 기업은 메리츠화재로 0.018%였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낮은 이유를 실적에서 찾아봐도 연관성이 없다. 금융감독원의 2022년 3분기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치)에 따르면 손해보험 31개사의 당기순이익은 4조8175억원으로 전년(3조9390억원) 대비 22.3%나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낮은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 삼성계열 보험사들은 이달 말 사상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삼성화재는 연봉의 최대 35%를, 삼성생명은 최대 18%의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이 중 삼성화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직전해 대비 3.4% 증가한 1조1046억원을 기록했다. 보험료 인상과 손해율 개선으로 인한 역대급 실적이다. 

삼성생명 사옥.
삼성생명 사옥.

◆ 메리츠화재·삼성화재, 투명경영 목표로 공정한 지배구조 확립 힘써야 

최대주주지분율은 메리츠화재(56.3%)가 가장 높았다. 최대주주지분율의 적정 수준은 정답이 없지만, 통상 20~40% 범위로 보는 견해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람직하지 않은 비율이다. 

이와 관련,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11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메리츠 측은 자회사 편입이 '주주환원'과 업무 프로세스의 유연성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의 이번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조 회장의 지불율 방어에 유리한 환경을 사전에 조성했다는 시각이다. 참고로 메리츠화재는 보험 업종에서 유일하게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으로 전자투표제도 도입하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보험 업종에서 유일하게 여성등기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이었다. 다만, 지난해 연말연시 인사에서는 2명의 여성임원(김민경 상무·전경은 상무)을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는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이 200대 기업 평균보다 높고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를 하지 않은 기업이기도 하다. 전자투표제 또한 도입하지 않았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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