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CJ제일제당 제외 6개社, UNGC 가입 안해
동서‧하이트진로 등 5개社, 장애인 고용률 미공개...공개한 CJ제일제당도 1.1% 그쳐
직원 평균 연봉, 200대 전체 평균보다 약 1800만원 낮아...오뚜기 평균 연봉 '최하위권'
등기임원·직원 간 보수 격차, 200대 전체 평균 3배...2위와 격차도 '1.7배'
KT&G 사옥(위), 하이트진로 마산공장. / 사진= 각 사 제공.
KT&G 사옥(위), 하이트진로 마산공장. / 사진= 각 사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경영의 핵심과제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장에 대한 대응이다.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최근에는 기업이 이윤추구중심의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증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응과 밀접한 사회적 책임(S)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G)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이슈와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주요지표에 대해 조사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들이 지난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에 공개된 기업정보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시총 200대 기업을 IT·금융지주·물류·보험 등 15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편집자주>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물류업종. / ESG 행복경제연구소.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물류업종. / ESG 행복경제연구소.

기업의 ESG 중심의 자발적인 사회적 책임 경영을 표명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국내 200대 기업 가운데 총 67개사가 가입돼 있다. 식음료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유일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 촉구를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 UNGC는 현재 전 세계 162개국 2만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핵심가치인 인권·노동·환경·반부패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보고서(COP)를 매년 제출·공개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률 미공개율, 71% 달해...오뚜기 비롯 식음료업계 직원 연봉, 전체 평균 미만

식음료업종의 '평균 근속연수'는 12.43년으로 200대 기업의 전체 평균(2021년 기준 9.45년)을 상회한다. 식음료업종에서 근속연수가 가장 짧은 CJ제일제당(7.1년)과 함께 오뚜기(9.3년)는 200대 기업의 전체 평균보다도 낮았다. 

200대 기업의 '비정규직 고용률(2021년)'은 6.95%다. 반면 식음료업종은 2.84%로, 전체 평균을 훨씬 밑돌았다. 식음료업종 7개사는 200대 기업 사이에서도 비정규직 고용률이 낮은 편에 속했다. 

반면 '여성직원 비율(2021년)'은 전체 평균(25.21%) 보다 높은  31.13%다. 나타났다. 다만 KT&G(9.6%)를 비롯해 동서(13.7%)‧하이트진로(18.5%) 등 3개사는 동일 업종뿐만 아니라 200대 기업 전체 평균보다도 낮은 여성 직원 비율을 보였다. 

200대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2021년)'은 1.85%다. 식음료업종은 1.73%로, 전체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식음료업종의 71%에 달했다. 오리온‧동서‧하이트진로‧농심‧오뚜기 등 5개사가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아 투명한 정보 공개가 요구된다. 장애인 고용률은 공개했지만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인 기업은 CJ제일제당(1.1%)이다.

식음료업종의 직원 평균 연봉(2021년)은 7315만원으로, 전체 평균(9108만원) 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하이트진로(1억397만원)를 제외한 6개사 모두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오뚜기의 평균 연봉은 4337만원으로 200대 기업사이에서 196위를 기록,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20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2021년)'은 0.2%로 나타났다. 식음료업종은 0.27%으로, 전체 평균보다 살짝 높았다. 다만 오리온은 0%로, 동일 업종 내에서 뒤처지는 모습이었다. 그 밖에 동서(0.026%)‧농심(0.085%)‧하이트진로(0.112%) 등은 200대 기업의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식음료업계의 사회부문 주요 지표를 종합하면 직원 평균 연봉이 200대 기업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장애인 고용률의 미공개사를 살펴봤을 때, 식음료업종이 15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미공개률을 기록했다. 장애인 고용률의 경우, 현재 고용노동부가 300인 이상의 기업에 장애인 의무 채용(3.1%) 규정을 두고 있다. 규정의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기업이 식음료업종에서는 71%나 되는 만큼 개선이 시급해보인다.

농심(위), 오뚜기. / 사진=각 사 제공.
농심(위), 오뚜기. / 사진=각 사 제공.

◆등기임원‧직원 간 보수 비율, 업종 中 가장 높아...동서‧하이트진로 등 4개사 女등기임원 미선임

식음료업종의 '사외이사비율(2021년)'은 200대 기업 평균(53.6%) 보다 살짝 낮은 52.69%다. 평균을 끌어내린 기업들은 오뚜기와 동서(이하 25%) 등 2개사로, 전체 평균보다 현저히 낮았다. 반면 KT&G는 75%로, 200대 기업의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등기임원과 직원 간 보수 비율 격차는 상당하다. 200대 기업의 '등기임원과 직원 간 보수 비율(2021년)'은 13.9배지만, 식음료업종은 37.8배로 전체 평균의 3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15개 업종 가운데 식음료업종이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격차가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은 자동차부품업종(22.8배)보다도 무려 1.7배 이상 높은 수치다. 반면 직원 평균 연봉은 200대 기업 사이에서 하위권을 기록해, 업계 차원에서 임‧직원 간의 격차 해소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200대 기업의 '지배구조 15개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2022년)'는 총 593건으로 평균 4.6건이었다. 식음료업종은 평균 5.3건(총 37건)으로, 200대 기업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동서의 경우 미준수 건수가 11건으로, 200대 기업 가운데 미준수율 1위다. 이외에도 하이트진로(7건)‧오뚜기(6건)‧농심(5건) 등 3개사는 200대 기업 평균 미준수 건수보다 많았다.

'최대주주지분율(2021년)' 평균은 40.9%인 가운데 식음료업종은 32.7%로 확인됐다. 최대주주지분비율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통상 20~40% 사이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식음료업종에서 최대 주주지분비율이 40%를 넘는 기업은 하이트진로(64.3%)‧CJ제일제당(40.9%) 등 2개사다. 

'여성등기임원수(2022년)' 평균은 0.43명으로 전체 평균 0.62명 보다 낮다.  특히 오리온‧동서‧하이트진로‧농심 등 4개사는 여성 등기 임원을 1명도 선임하지 않았다. 

200대 기업 중 ESG 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총 145개사(평균 0.73개사)로 나타났다. 식음료업종 7개사 가운데 6개사가 설치했다. 다만 동서가 유일하게 식음료업계에서 ESG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아 ESG 경영으로 전환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서는 △여직원 비율 △직원평균연봉 △매출액 대비 기부금 △사외이사비율 △지배구조 15개 핵심지표 미준수 건수 등 다수 지표에서 200대 기업 전체 평균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낮은 여직원 비율과 함께 여성 등기 임원도 선임하지 않아 기업의 다양성·균형성·포용성(DEI)과 관련돼 기업의 개선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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