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소규모 이커머스 사업자에게 '가뭄에 단비'...빠르게 저비용으로 신상품 선보이도록 도움
패션에이드가 제공하고 있는 스타일 에이아이 서비스. 이커머스 사업자에게 가상 착용 솔루션과 아바타 모델 콘텐츠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패션에이드
패션에이드가 제공하고 있는 스타일 에이아이 서비스. 이커머스 사업자에게 가상 착용 솔루션과 아바타 모델 콘텐츠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패션에이드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소비자가 매장에 가지 않고도 옷을 입어볼 수 있는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AI 머신러닝이 패션 트렌드를 학습해 코디 세트 콘텐츠를 제공하는 미래 지향적 패션산업 기술을 선보이는 기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패션에이드(대표 백하정)는 소비자가 매장에 가지 않고도 옷을 입어볼 수 있는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자 설립됐다. 백하정 대표가 이와 같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고 한다. 옷을 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을 때 마네킹의 코디를 보고 따라 사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코로나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됐는데 이와 같은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면 좋을 거 같다는 착안이었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사업의 궤도로 올라서기까지 백 대표가 갖고 있던 네트워크도 중요한 몫을 담당했다. 교내 창업 네트워크인 '카이스트 원 클럽'을 활용했던 것이다. 석사 과정 중 사업을 시작한 백 대표는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카이스트 원 클럽에서 만난 패션업계 종사자들과 머신러닝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구해 아이템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단기간에 개발도 가능했다.

최근 패션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섬유 패션산업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빠르게 디지털화가 전개되고 있다. 이에 가상 인플루언서를 비롯해 디지털에서만 존재하는 가상 의상 콘텐츠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이제는 온라인 가상 피팅서비스를 넘어 메타버스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으며, 스냅챗과 같은 앱을 통해 소비자들이 증강현실을 경험하고 3D기술에 더욱 익숙해지고 있다. 

이에 패션에이드는 소비자들이 광고를 통해 가상패션 모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부분에서 시장 기회를 보고, 가상 착용 솔루션과 아바타 패션 모델 콘텐츠를 온라인 사업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현재는 B2B를 주력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자들이 제품의 모델 촬영 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개발해 솔루션을 공급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패션 이커머스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상품 사진만 있을 때보다 모델이 입고 있을 때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15% 높다고 한다. 하지만 판매자들은 매년 비싸지는 인건비와 촬영 비용 때문에 새로 출시되는 제품을 모두 모델 촬영을 진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백하정 패션에이드 대표이사 /패션에이드
백하정 패션에이드 대표이사 /패션에이드

패션에이드가 제공하는 스타일 에이아이(Style AI)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광고를 통해 가상패션 모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부분에서 시장 기회를 봤다. 가상 착용 솔루션과 아바타 패션 모델 콘텐츠를 온라인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3D 모델링 작업을 통해서 콘텐츠 제작이 진행됐는데, 상품 이미지 정보를 활용한 가상 착용 기술로 기존 대비 5배 빠르게 가상 착용 콘텐츠 제공이 가능하다.

패션에이드의 이러한 행보는 패션 브랜드들의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우선 스포츠웨어 분야의 데상트코리아 등이 초창기부터 스타일 에이아이 솔루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패션위크에 참여하는 세인트 밀을 비롯한 약 30여개사의 디자이너 브랜드 역시 패션에이드를 통해 아바타 패션 아이템을 제작하고 3D 가상 패션쇼 영상 등을 시연했다.

한편 패션에이드의 후속 제품 스타일 룩(Style look)은 PC 기반의 편집 도구로 온라인 판매자들이 모델 촬영 없이 룩북 제작이 가능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모델을 섭외할 필요 없이, 상품 이미지만 업로드하면 사용자가 모델을 선택해 제품을 피팅하고 사진을 보정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제조 기반의 패션산업이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것이 패션에이드의 철학이다. 패션에이드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매장에 가지 않고도 옷을 디지털로 소비하는 경험을 완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비전을 빠르게 달성하기 위해 2023년에는 증강현실 기술(AR)을 접목한 패션 플랫폼 서비스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 메타스타일(Metastyle)이라는 앱 서비스를 통해 AR 가상 착용 체험 서비스를 의류 매장과 연계해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후속 프로젝트로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서 활동하는 패션 인플루언서들과 AR 콘텐츠를 활용한 바이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가상 패션모델 AI 스튜디오 구축 및 운영을 위해 한양대기술지주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기도 했다. 2023년 상반기 제품 출시로 온라인에서 옷을 판매하는 사업자들에게 기존 모델 촬영보다 5배 이상 비용을 절감하고, 10배 이상 빠르게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할 예정이다.

AI 기반의 가상 패션 모델 스튜디오, 스타일에이아이와 AR 패션플랫폼, 메타스타일을 발판으로 패션에이드는 본격적인 디지털 패션 스튜디오로 거듭날 전망이다.

패션에이드의 이와 같은 기술력이 패션산업의 고유한 특성과 만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패션시장에서 소비자들이란 목적구매보다는 탐색구매 유형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결국 쇼핑몰에 신상품이 없다면 탐색구매 소비자들은 떠나기 마련이다.

패션에이드가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신상품을 노출할 수 있다면, 결국 사이트 유입량도 늘어나면서 궁극적으로 매출을 향상시키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스타일에이아이는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 구매율을 1.6배까지 끌어올렸고, 전체 상품의 객단가를 약 20% 높이는 효과를 보였다.

무엇보다도 패션에이드는 승승장구 꽃 길만 걷는 사업을 펼친 게 아니었다는 점도 이야기거리가 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AI 솔루션을 도입한다는 아이디어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 투자유치에도 몇 차례 실패한 적이 있었다. 특히 개인의 주관이 무엇보다 강하게 작용하는 패션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IT 플랫폼들조차 패션 영역에 머신러닝을 접목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시련들이 백하정 대표의 도전정신을 가로막을 순 없었다. 

백 대표는 "먼저 시장에 진입해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묵묵히 갈 길을 걷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기술과 서비스에 신념을 담았다면 끝까지 밀어붙이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도 보냈다.

향후 패션에이드는 국내 패션업체 사이에서 자사 서비스들이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도 구상 중이다. 추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같은 모델로, '쇼피파이' 같은 플랫폼에 자사 솔루션을 연동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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