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요 화학사 가운데 매출순이익률 '최고'
고부가가치 투자, 성공 이끌어내
NCC설비 비중 낮추고 사업 다각화
금호석유화학 / 연합뉴스
금호석유화학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윤하 기자]국내 주요 석유화학사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 부진으로 업황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다운스트림 비중이 높은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NCC설비 비중이 높은 LG화학·롯데케미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 부진한 업황에도 금호석유화학 ROS 13.76% 선방

2022년 3분기까지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여천NCC)의 총 매출액은 76조3574억원으로 전년 매출액인 86조4341억원에 비해 11.7%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3분기까지 1조1924억원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 5조679억원에 비해 76.5% 하락했다. 4분기 실적을 차치하더라도 총매출액 하락세에 비해 영업이익의 하락세가 크다.

그래픽:김윤하기자
그래픽:김윤하기자

각 석유화학사의 2022 3분기까지의 매출액순이익률(ROS)을 보면 LG화학이 5.79%, 롯데케미칼이 0.73%, 한화솔루션이 5.00%, 여천NCC가 -4.08%이다. 이런 부진한 업황 속에서 금호석유화학의 매출액순이익률은 13.76%로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실적 상승 이끌어

업황 불황에도 금호석유화학이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을 꼽을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고부가 합성고무인 SSBR·EPDM를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다. SSBR공장은 작년 말 6만톤의 증설분이 더해져 연간 12만3000톤에 달하는 생산라인을 확대했고, EPDM공장은 2024년 10월까지 7만톤의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EPDM의 경우, 증설이 완료되면 현재 연간생산량인 24만톤에서 31만톤으로 늘어나 EPDM시장 점유율이 세계 4위에서 3위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EPDM의 매출은 금호석유화학 전제 매출의 약 10%로 매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SSBR은 주로 타이어에 쓰이는 합성고무로 기존 SBR에 비해 점탄성 특성이 매우 우수하여 차량의 안전성과 연비특성 향상의 특징을 갖는다. EPDM은 자동차 부품에 주로 쓰이는 고기능성 특수 합성고무로 내열성·내오존성·내약품성 등이 탁월해 웨더스트립 등에 사용된다.

글로벌 인포메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EPDM시장은 4조6987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8.1%성장했고 2026년에는 6조1454억원에 달할 것이라 예상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SSBR과 EPDM은 모두 전기차 관련 제품”이라며 “전기차와 수소차 내부 소음을 줄이는 부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두 제품의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금호석유화학의 다운스트림 공정도 수익률에 한 몫

금호석유화학의 '다운스트림 공정'도 영업이익을 방어하는 원동력이 됐다.

석유화학사의 공정은 크게 두 생산방식으로 구분된다. 나프타를 원료로 기초유분 및 중간원료를 직접 생산하는 업스트림(upstream) 공정과 기초유분 및 중간유분을 생산·합성해 합성고무·합성원료·합성수지를 만드는 다운스트림(downstream) 공정으로 나뉜다. 금호석유화학은 NCC설비 미보유 상태로 다운스트림 공정과 비화학 공정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석유화학사의 수익성 핵심 지표인 에틸렌과 나프타 가격 차이(에틸렌 스프레드)가 66.75달러로 떨어졌다. 손익분기점인 300달러의 반의반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에틸렌 스프레드 가격하락 원인으로 경제침체에 의한 에틸렌 수요 부진으로 가격이 하락한 점과 계속된 고유가 기조로 나프타 가격이 크게 상승한 점을 꼽는다. 이런 상황에서 나프타가 주원료인 NCC설비 비중이 높은 업체는 계속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재료(나프타)를 비싸게 사서 제조한 제품(에틸렌)을 싸게 팔게 되는 구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NCC 업체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매출액순이익률이 2021년 평균 8.57%에서 2022년 3분기까지 3.26%로 떨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기초유분 대신 고무 및 수지, 정밀화학 제품 관련 산업의 다각화를 통해 부진한 업황에도 타 업체에 비해 높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며 “범용위주의 생산에서 고부가가치의 사업 이전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특수 실종으로 수요 소화부담이 커지고 있는 NB라텍스에 대해서도 “코로나 이전 시기에 비해 NB라텍스에 대한 수요기반 자체가 늘 것이라 판단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일축했다.

김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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