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 정부 "전기차 전환하지 못한 이들에게 옵션"
전문가 "속임수 대신 전기차 인프라·대중교통 개선에 신경 써야"
전기차가 충전하는 모습. / 픽사베이
전기차 충전 모습. / 픽사베이.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가 내연기관차 운전자들에게 자동차 등록 갱신 시 탄소 오프셋(상쇄권)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도입한다지만,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 재무장관이자 에너지 장관인 맷 킨은 이와 같은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후 변화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모색하는 사람들에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더 많은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킨 장관은 "뉴사우스웨일스의 운전자들은 지속적으로 전기자동차를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전기차로 전환하지 못한 운전자들도 있어, 이들에게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차 운전자가 등록 갱신 시 5~200달러(6000원~24만원가량) 상당의 호주 탄소 오프셋 크레딧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단 해외 오프셋은 제외된다. 

80달러의 크레딧은 2.4톤의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킨 장관은 설명했다. 현재 뉴사우스웨일스에서 운송부문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2%를 차지한다. 그 중 절반은 승용차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배출량을 줄이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호주 기후 과학자 빌 헤어는 "이 계획은 소비자에게 완전히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며 "이를 합법화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차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줄이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오프셋은 실제로 배출량을 줄이지도 않으며, 자동차 테일파이프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하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뉴사우스웨일스 주가 연간 80달러에 운전자 배출량 오프셋과 같은 속임수를 홍보하기보다 전기 자동차의 충전 인프라를 신속하게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대중교통과 전기차라고 강조했다. 헤어는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하고, 걷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비영리 기후 위원회의 책임자인 제니퍼 레이너 박사 역시 대중 교통 개선과 사람들이 쉽게 걷고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청정 운송의 범위를 감안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탄소 배출 제로에 있다"고 말했다. 

호주 연구소의 기후 및 에너지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인 폴리 헤밍은 "주 정부의 계획 발표로 탄소 저배출 운송의 전환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호주에서는 현재 탄소 오프셋 사용과 함께 나무 심기 및 산림 재생 프로젝트 등이 실제 탄소 배출량 감축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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