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인삼공사 렌즈 아반도. /KBL 제공
안양 KGC인삼공사 렌즈 아반도. /KBL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국농구연맹(KBL)은 4월 일본에만 개방했던 아시아쿼터를 올 시즌 필리핀으로 확대했다. 국내 농구 시장 확대와 리그의 질적 향상, 선수 수급 시장 확대 등을 위해서다.

아시아쿼터 확대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현장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현재 서울 SK, 고양 캐롯, 서울 삼성을 제외한 7개 구단이 필리핀 아시아쿼터를 활용하고 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안양 KGC인삼공사, 울산 현대모비스, 창원 LG는, 원주 DB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필리핀 선수를 영입했다. 수원 KT와 전주 KCC도 시즌 중반 각각 데이브 일데폰소(23)와 칼빈 제프리 에피스톨라(27)를 불러들였다. 삼성은 비시즌 필리핀 국가대표 윌리엄 나바로(26)를 야심차게 영입했으나 이적 동의서를 발급받지 못해 무산됐다. 이어 영입한 크리스찬 데이비드(25)는 부상으로 뛰지도 못하고 돌아갔다. 삼성은 최근 3번째 필리핀 선수인 저스틴 발타자르(26)와 계약을 마쳤다.

울산 현대모비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KBL 제공
울산 현대모비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KBL 제공

필리핀 선수들의 강점은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구단들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 데려올 수 있다. 필리핀 선수들의 보수는 1억~2억 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실력은 국내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이선 알바노(27·DB), 론제이 아바리엔토스(24·현대 모비스), 렌즈 아반도(25)는 이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필리핀 선수들의 현란한 개인기와 리듬감 있는 플레이는 농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KGC인삼공사 가드 아반도는 크지 않은 키(188cm)에도 용수철 같은 탄력을 뽐내며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올 시즌 블록 슛 공동 1위(1.1)를 달리고 있다. 뛰어난 패스 센스를 갖춘 DB 알바노와 현대모비스 가드 아바리엔토스는 각각 어시스트 2위(평균 5.3개), 4위(4.7개)를 마크하고 있다.

아시아쿼터로 인해 국내 선수들의 설 자리가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위한 자극제가 되고, 장기적으로 국내 프로농구 경쟁력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확실한 건 이제 프로농구에서 아시아쿼터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효과가 확실한 만큼 필리핀 선수들의 한국행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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