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이 2022-2023시즌 V리그 올스타전에서 별중의 별에 등극했다. /KOVO 제공
흥국생명 김연경이 2022-2023시즌 V리그 올스타전에서 별중의 별에 등극했다. /KOVO 제공

[인천=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2022-2023 V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배구 팬들이 내뿜는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올해 올스타전에 100% 관중을 받았다. ‘온전한 V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건 4년 만이다. 2020년과 2021년엔 도쿄올림픽 예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아예 열리지 않았다. 지난 시즌 3년 만에 올스타전이 열렸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중 수가 경기장 수용 규모의 절반(2850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올해는 6446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2006-2007시즌 올스타전(7500명ㆍ올림픽체육관), 2011-2012시즌 올스타전(7112명ㆍ수원체육관)에 이은 역대 3번째 규모다.

올스타전 열기는 대단했다. 지난 19일 예매가 시작된 올스타전 티켓은 오픈 한 지 채 1분도 되지 않아 동이 났다. 애초 1층 좌석 티켓만 판매했던 KOVO는 2층 좌석도 개방해 추가 입장권 판매를 진행했다.

경기 전 로비에 설치된 포토 부스와 올스타전 관련 굿즈를 판매하는 기념품 판매점 앞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관중석에서 만난 IBK기업은행 팬 허재영(30) 씨와 이지은(26) 씨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를 보고 배구 팬이 됐다.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이 큰 울림을 줬다. 이제는 기업은행 홈 경기를 모두 직관하는 열성 팬이 됐다. 배구는 삶의 활력소다”라며 “2년 연속 올스타전 직관을 와서 기쁘다. 올해는 김연경(35ㆍ흥국생명) 선수 영향으로 티켓팅이 더 치열했다. 더 많은 팬이 현장에서 즐길 수 있도록 남녀부를 분리해 올스타전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녀부 별들은 아낌없는 팬 서비스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사전 행사 때 ‘V리그 인생네컷’, 티켓 검표 구역, 코보 마켓, 도드람 홍보 부스 등에서 팬들과 만나 소통했고, 경기 전 선수 소개 단상에 올라 각자 준비한 춤을 선보였다. 김연경, 김수지(36ㆍ기업은행), 양효진(34ㆍ현대건설) 등 여자배구 도쿄올림픽 4강 신화 주역들이 등장할 땐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다현. /KOVO 제공
이다현. /KOVO 제공

본경기에서도 선수들의 다양한 세리머니와 퍼포먼스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특히 1997년 이후 출생한 선수들로 구성된 Z스타가 ‘신세대’답게 화려한 쇼맨십을 선보였다. 이다현(22ㆍ현대건설)은 화려한 댄스로 시선을 집중시키며 베스트 세리머니상을 차지했다. 권민지(22ㆍGS칼텍스)도 여자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노래 ‘하입보이’와 (여자)아이들의 ‘톰보이’ 노래에 맞춰 수준급 춤 실력을 선보였다. 

올스타전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 장면들도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김연경은 관중석에 있던 팬을 직접 코트 안으로 데려와 서브권을 부여했다. 강소휘는 스파이크 후 라인 아웃이 명백한데도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판독관 자리에 난입해 마이크를 빼앗은 뒤 멋대로 "터치 아웃으로 판독되었습니다"라고 선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권민지와 이주아(23ㆍ흥국생명), 니아 리드(27ㆍ페퍼저축은행)와 달리 산타나(28ㆍ기업은행)는 3세트 도중 좌우 선심으로 투입돼 일일 심판으로 활약했다. M스타 리베로 정민수(32ㆍKB손해보험)는 평소 리베로가 할 수 없는 백어택을 시도했다.

경기는 세트 스코어 2-2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총득점에선 베테랑 선수들로 구성된 M스타가 53점을 얻어 52점에 그친 Z스타를 제쳤다.  

영예의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는 레오나르도 레이바(33ㆍOK금융그룹)와 김연경에게 돌아갔다.

14년 만에 V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한 ‘배구 여제’ 김연경은 남녀부 통틀어 최다 득표로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생애 첫 올스타전 MVP까지 거머쥐는 겹경사를 누렸다 그는 “팬들과 가까이서 소통해서 좋았다. 올스타전을 하기 전엔 나이가 있어서 뭐든 안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팬들이 올스타 투표 1위를 만들어주셨고,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었다. 몸살 걸리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힘들긴 하지만 팬들이 또 뽑아주신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올스타전 MVP도 좋지만, 정규리그, 챔프전 MVP를 받으면 더 좋을 것 같다. 팀이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