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의료시설·감염취약시설·대중교통 등에선 '마스크 착용' 필수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앞에서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걷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앞에서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걷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한스경제=김정환 기자]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싶었는데 갑자기 벗으려니 어색하네요. 제 민낯을 보이는 게 민망하기도 하고 당분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닐 것 같아요".

코로나 시대 3년 만에 실내 마스크 해제 첫날, 출근길에 오른 직장인 김모 씨(32)의 말이다. 김 씨는 줄곧 마스크 없이 대화하고 이동하는 일상 회복을 바랐지만, 막상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니 마스크를 벗기 망설여졌다고 고백했다. 

3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부터 의료시설,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 등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된다. 지난 2020년 10월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도입된 이후 2년 3개월여 만이다.

코로나 시대의 시작과 함께 한 마스크. 비말로 확산되는 코로나 19 특성상 마스크 착용은 가장 중요한 방역 조치로 꼽혔다. 그러나 이를 알면서도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하루종일 마스크를 써 여드름이 생겼다",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활동하다보니 호흡을 자유롭게 못한다", "마스크 착용으로 코호흡이 어려워 얼굴 변형이 일어났다" 등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는 것.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요국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음에도, 2년이 넘도록 철제하게 마스크 착용 의무를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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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국민들의 일상이 된 마스크 착용. 어느새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보다는 마스크 착용으로 얻은 장점들이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스크를 쓰니 눈만 화장하면 돼서 편해요. 출근 시간 단축", "미세먼지도 막을 수 있고 오히려 호흡기 건강을 지킬 수 있어 좋다", "2년 가까이 매일 착용하다보니 이제는 마스크 쓰는 게 더 편하다", "마스크를 쓰니 직장에서 내 표정이 안 보여 좋다" 등 다양한 연령층의 긍정적인 반응이 올라왔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진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유행이 확연한 감소세로 접어들고, 신규 확진자 및 위중증·사망자 증가세도 완화되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실상 해제됐다. 코로나 시대 3년 만에 실외에 이어 실내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지만, 국민들의 마음은 복잡미묘하다. 

'노마스크', 즉 코로나 이전의 일상 회복을 바란 국민들이지만, 당장 마스크 없이 생활하는 것은 아직 어색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진 사무실이나, 카페, 식당 등에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서울에서 일하는 직장인 서모 씨(28)씨는 "마스크 해제 관련 뉴스를 봤지만, 계속 마스크를 쓰고 싶다. 코로나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점심시간 서울의 한 식당의 모습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졌지만, 손님들 대부분은 식사가 나오기 전까지 마스크를 착용했다. 김모 씨(52)는 "마스크 착용이 익숙해져 오히려 벗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다. 마스크의 순기능이 더 많은 것 같다"며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것은 물론 이렇게 추운 날은 보온 기능도 있다"라고 했다. 

경기도의 한 요식업장에서 일하는 박모 씨(24)도 계속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겠다고 한다. 그는 "마스크 덕분에 눈 화장만 하면 됐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화장도 더 신경써야 한다"면서 "가끔씩 나오는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할 때도 눈치 보인다"라고 말했다.  

인천의 한 카페에 방문한 이모 씨(30)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입장해 커피를 주문했다. 그는 "매장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벗고 들어가기가  좀 그렇다. 매장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어 더 벗기가 힘들다"라고 했다.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노마스크' 시대가 다시 찾아왔지만,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대부분의 장소에서도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굳게 착용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될 때 적응기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노마스크' 시대가 다시 찾아온 지금도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방역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공간이더라도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거나 의심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하는 경우 △고위험군이거나 고위험군과 접촉하는 경우 △최근 2주 사이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환기가 어려운 3밀(밀접·밀집·밀폐) 실내 환경에 있는 경우 △다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함성·합창·대화 등 비말 생성행위가 많은 경우 등에 대해선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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