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9일 호주오픈 결승서 치치파스 제압
대회 통산 10번째 우승 차지
노박 조코비치가 호주오픈 우승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ATP 페이스북
노박 조코비치가 호주오픈 우승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ATP 페이스북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30일(이하 한국 시각) 발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랭킹에서 기존 5위보다 4계단이 올라 7개월 만에 1위를 탈환한 노박 조코비치(36•세르비아)는 라파엘 나달(37•스페인)과 함께 시대를 양분하는 최정상 테니스 스타다.

그는 앞서 2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5•그리스)를 2시간 56분 만에 3-0(6-3 7-6<7-4> 7-6<7-5>)으로 물리치고 대회 통산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호주오픈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우승 상금은 297만5000호주달러(약 26억1000만 원)에 달한다.

단일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10차례 이상 정상에 우뚝 선 건 호주오픈 여자 단식 마거릿 코트(81•호주)의 11회,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나달의 14회에 이어 올해 조코비치가 통산 3번째다. 조코비치는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부문에서 나달과 함께 공동 1위(22회)에 올랐다.

조코비치 역시 이번 우승에 대해 “생애 최고의 우승이다”라고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우승 후 바닥에 누워 눈물을 흘리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아픈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호주에서 추방에 가까운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1월 호주오픈 출전을 위해 멜버른 국제공항에 입국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격리 시설로 가야 했다. 결국 호주오픈에 출전하지 못하고 고국인 세르비아로 복귀해야 했다. 호주 정부와 법정 소송을 벌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호주오픈 3연패를 기록한 선수 입장에선 굉장히 치욕스러운 기억이었다.

당시 사건 탓에 올해 호주오픈 출전 여부를 놓고도 마음을 졸여야 했다. 다행히도 호주 정부에서 외국인 입국자 백신 접종 관련 규정을 완화하면서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 나설 수 있었다.

노박 조코비치-라파엘 나달-로저 페더러 커리어 비교. /ATP 페이스북
노박 조코비치-라파엘 나달-로저 페더러 커리어 비교. /ATP 페이스북

우여곡절을 겪고 대회 정상에 선 조코비치는 "사실 제 생애 가장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지난해에 뛰지 못하고 올해 돌아왔는데 환영해주고 반겨준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우승이 제 생애 가장 큰 승리라고 말하고 싶다. 팀 스태프들과 가족만이 최근 4~5주간 겪은 긴 여정을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떠올렸다.

조코비치는 이번 우승으로 다시 한번 세계 최고의 테니스 스타임을 확인했다. 지난해 윔블던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최근 출전한 메이저 2개 대회를 모두 우승하며 36세에도 꺾이지 않는 기량을 과시했다. 당분간 그의 우승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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