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은희석 삼성 감독 "이제 선수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 같다"
경기장 찾은 관중 "아직 눈치 보이고 어색하다"
경기는 캐롯이 삼성에 68-65로 승리
3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캐롯 점퍼스와 서울 삼성 썬더스 관중의 모습. /KBL 제공
3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캐롯 점퍼스와 서울 삼성 썬더스 관중의 모습. /KBL 제공

[고양=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이제 좀 선수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겠네요.” 
“아직은 눈치도 보이고 어색해요.”

정부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로 바꿨다. 지난 2020년 10월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이후 2년 3개월 만에 완화했다. 스포츠 종목들도 이번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실내에서 펼쳐지는 겨울철 스포츠 종목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관람해야만 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실내 다중이용시설 취식이 허용된 데 이어 이제는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사라지게 됐다.

30일 고양체육관에서 ‘노 마스크’로 치러지는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첫 경기가 열렸다. ‘노 마스크’를 가장 반긴 것은 이날 경기를 펼친 고양 캐롯 점퍼스와 서울 삼성 썬더스 양 팀의 감독들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은희석(46) 삼성 감독은 “경기를 지휘하다 보면 열이 오르기도 한다. 그런데 입을 틀어막아 놓으니 정말 답답했다”라며 “코트에서 제가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면 잘 안 들릴 때가 많다. 하지만 선수들은 제 입 모양만 봐도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그러나 마스크로 인해서 입 모양이 안 보이다 보니까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적도 있다. 이제는 조금 더 의사 전달을 활발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은희석 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오른쪽)의 모습. /KBL 제공
은희석 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오른쪽)의 모습. /KBL 제공

김승기(52) 캐롯 감독도 그간 마스크로 인해 불편했던 소통에 대한 점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좋을 때도 있었다”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선수들을 혼내거나 홧김에 소리를 지르거나 할 때 마스크 덕분에 잘 안 들렸을 거다. 그건 좋았다. 그런데 못 하게 됐다. 이제는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마스크에서 자유로워진 감독들은 경기의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목청껏 선수들을 독려했다. 작전 타임 때마다 매번 마스크를 내리고 올리고를 반복했던 감독들의 모습도 이제 나오지 않았다. 선수들을 향한 작전 지시에만 몰두했다.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을 때 나온 감독의 탄식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기도 했다.

김승기 고양 캐롯 점퍼스 감독의 모습. /KBL 제공
김승기 고양 캐롯 점퍼스 감독의 모습. /KBL 제공

경기를 관람하러 온 관중도 마스크로부터 자유를 찾았다. 이날 고양체육관에서 관중들이 자유롭게 마스크를 벗고 실내를 드나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불안감이 완벽하게 해소된 것은 아니다. 고양체육관을 방문한 최민준(27) 씨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실내다 보니 여전히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아직은 쓰는 게 마음이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민영(25) 씨는 “해방된 기분이다. 겨울이지만 농구장은 실내라서 열심히 응원하다 보면 땀이 난다.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많았다. 이제 자유롭게 선택해서 끼고 벗을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라면서도 “아직 어색하긴 하다. 안 벗은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마스크 벗는 게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벗어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도 조금 든다”고 했다.

한편 경기에서는 홈팀 캐롯이 디드릭 로슨(29득점 19리바운드)과 조한진(12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68-65로 물리쳤다.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아울러 홈 5연승에 성공했다. 19승 17패를 기록하며 5위를 지켰다. 반면 삼성은 13연패에 빠졌다. 10승 26패에 그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다랄 윌리스(15득점 11리바운드)와 이호현(10득점 5리바운드)이 분전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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