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 홈페이지 캡처
. /성남시 홈페이지 캡처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경기 성남시가 지난달 31일 빅토르 안(38·한국명 안현수)이 지원해 관심을 끌었던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 자리에 아무도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

성남시청은 31일 직장운동부 단원(코치, 트레이너) 공개채용 결과를 발표하면서 빙상팀 코치는 최종 합격자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성남시는 지난해 12월 19일 빙상팀 코치를 뽑는 채용 공고를 냈다. 총 7명이 지원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대표팀을 지휘한 김선태(47) 전 감독과 빅토르 안도 지원서를 냈다. 빅토르 안이 국내 복귀를 시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었다. 

빅토르 안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한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였다. 그는 2011년 당시 소속팀이던 성남시청이 재정 문제로 빙상팀을 해체하자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러시아로 귀화한 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다. 이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되자 선수 은퇴를 선언한 후 지도자로 변신했고,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 코치로 활동했다.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은 지난달 13일 "러시아인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 매국 논란이 일자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귀화 직전 올림픽 금메달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 간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 성남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코치) 선임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반발했다.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열린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열린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시청은 김 전 감독과 빅토르 안을 상위 2배수 후보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5)을 비롯한 성남시청 빙상팀 소속 선수들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소속 팀 코치를 선발해 달라는 호소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최민정, 이준서, 김건희(이상 23), 김길리(19), 김다겸(26), 서범석(24) 등 성남시청 소속 쇼트트랙 선수 6명은 지난달 31일 '코치 채용에 대한 선수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저희는 이번 코치 선발 과정이 외부의 영향력에 의한 선발이 아닌,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원자 중 코치, 감독 경력이 가장 우수하고 역량이 뛰어나며 소통이 가능한 코치님이 오셔야 한다"고 밝혔다.

입장문 발표 뒤 갑론을박이 일자 최민정은 SNS에 “지난 1월 9일 성남시에 제출한 입장문을 SNS에 올리게 돼 우선 쇼트트랙을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면서 "선수가 어떠한 지도자를 원한다는 입장문을 낸다는 건 너무도 조심스럽고 건방져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냈던 이유는 최근 성남시청 코치 선임을 둘러싸고 나오는 기사와 얘기들로 인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 덕목들은 뒷전에 있고 사회적인 이슈들이 주를 이뤄 선수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