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믹스 전략, DDR5 ↑…재고 부담인 DDR4↓
DDR5·LPDDR5·HBM3 등 신제품 R&D·투자 지속
1b나노 D램·238단 낸드 양산·투자 차질 없어
솔리다임, 낸드 시황 악화로 당분간 실적 부정적
하반기 모바일, 서버 등 수요 집중…시장 상황 회복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큰 폭 투자 축소에도 DDR5와 238단 낸드 등 선단 기술에 대한 개발·양산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1일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년도 설비투자(캐펙스)와 팹 규모, 필수적인 인프라 투자 등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정했다"며 "이미 적정 수준으로 축소했고 현재로선 추가 투자 감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지난해 19조원 대비 50% 이상 축소할 계획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요 급감에 따라 올해 재고 수준을 줄여나가는 보수적 대응에 나서겠단 전략이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인텔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10나노급 4세대 서버 D램 DDR 5.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인텔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10나노급 4세대 서버 D램 DDR 5. /사진=SK하이닉스

다만 차세대 D램인 DDR5 공급량은 늘릴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수요 모멘텀은 신규 중앙처리장치(CPU)와 DDR5인데 현재 DDR5 재고는 업계에 없고 재고 부담은 DDR4에 집중돼 있다"며 "DDR4는 줄이고 DDR5는 늘리는 믹스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수요 성장을 주도할 DDR5, LPDDR5, HBM3 등 신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투자와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투자는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1b 나노미터(nm) D램과 238단 낸드 개발 및 양산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 

SK하이닉스는 "시장 환경에 맞춘 투자 축소가 불가피하지만 회사의 선단 기술 비중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올해 중반에는 1b나노 D램과 238단 낸드의 양산 준비를 완료해 선두 제품 경쟁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a나노미터 D램과 176단 낸드는 이미 성숙 수율에 도달했고 신제품도 수율 안정화를 달성해 수요 개선에 따라 양산을 확대할 것"이라며 "238단은 이미 코어 제품 개발이 완료가 됐고 올해 중에 넷다이 효율성이 약 50% 높아진 1테라바이트 기반의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스마트폰 고객사의 플래그십 모델에 채용될 현존 최고 수준의 LPDDR5T(터보)를 개발해 샘플을 제공했고 하반기부터 1a나노 D램 기반으로 양산해 공급할 계획"이며 "1b 나노 D램과 238단 양산에 필요한 캐펙스도 차질 없이 집행해서 내년 시장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재고 수준은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 수준은 정점을 찍은 뒤 낮아지고 있는 추세로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상황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업계 전반의 높은 재고 수준으로 인해 예년보다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여 수요 환경에 맞춰 보수적인 대응을 하고자 한다"며 "이에 D램은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낸드는 한 자릿수 후반 줄어든 출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솔리다임은 낸드 시황 악화로 올해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전례 없는 메모리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에 낸드 사업과 함께 솔리다임 수익성도 악화됐다"며 "인수 첫 해라 출범 비용 등 비경상적 비용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악화됐고 낸드 시황 악화로 당분간 솔리다임의 매출과 손익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 SSD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일반 낸드 보다는 회복이 더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해 2021년 출범한 회사다.

SK하이닉스 이천 M14 웨이퍼 생산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M14 웨이퍼 생산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올 하반기에는 시장 상황이 일부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모바일, 서버 등의 수요가 하반기에 집중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리오프닝 이후 경기 부양 정책, 예컨대 스마트폰 보조금 변화가 있다면 하반기 출시되는 신제품 위주로 고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서버의 경우 신규 CPU 출시에 따라 고용량 DDR5는 분명히 시장의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실적 악화로 유상증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단기적으로는 매크로 환경, 메모리 환경 불확실성으로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의 현금 확보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캐펙스 집행 원칙에 따라 프리 캐시 플로우를 만들어 내고 차입금 규모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며 유상증자는 자금 조달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작년 매출 44조6481억원, 영업이익 7조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 6986억원, 영업손실 1조7012억원으로 적자전환 됐다. SK하이닉스가 분기 단위 영업적자가 나온 건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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