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디지털화폐 도입 앞두고 플랫폼 구축 경쟁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 발행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을 선점하려는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하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디지털화폐(CBDC) 시장을 선점하려는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은행이 CBCD 발행에 속도를 내면서 플랫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CBDC는 금전적 가치가 전자적 형태로 저장, 이전 또는 거래될 수 있는 통화를 의미한다. 아날로그 형태인 현금에서 디지털 기반의 화폐로 전환되는 것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8일 한은의 CBDC 발행을 대비해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CBDC 플랫폼 시범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이 CBDC를 발행할 경우 원활한 유통 및 사용을 위한 중개기관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개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신한은행이 시범 구축한 CBDC 플랫폼은 한국은행이 CBDC를 발행해 중개기관에 유통하면 중개기관인 신한은행이 발행된 CBDC를 개인에게 지급, 개인 및 가맹점은 발행된 CBDC를 활용해 조회, 결제, 송금, 환전, 충전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신한은행은 거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형(거래별 데이터 관리) 방식으로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CBDC의 발행 형태를 개인이 보유한 원화 잔액에서 환전해 사용하는 일반자금과 특정 목적으로 정부 및 지자체에서 교부하는 재난지원금으로 구분하고 자금별로 원장을 별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재난지원금은 사용처를 한정하거나 사용 기한도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CBDC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며 “이번 구축된 플랫폼을 확장해 은행 내부 시스템에도 적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이미 LG CNS와 중개 플랫폼을 구축했다. 지난 2019년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화폐인 ‘마곡 페이’를 마곡지구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시범 운용했다. 국민은행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전자지갑 구현과 CBDC 파일럿 테스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한은의 CBDC 도입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임직원을 대상으로 CBDC를 발행하고 결제 관련 시범운영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우리은행은 향후 CBDC를 포함한 디지털 가상 자산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과 관련 기업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CBDC 관련 시스템 구축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농협은행의 디지털 전담 부문에선 CBDC를 포함한 블록체인 기술, 기업이나 개인에게 서버와 스토리지 공간 등 컴퓨팅 자원을 네트워크를 통해 빌려주는 서비스 퍼블릭 클라우드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이 CBDC 발행을 시작하면 은행이 자연스럽게 화폐 중개 등에 참여할 것”이라며 “한은이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해 2월 CBDC 전담조직을 꾸리고 올해 안에 CBDC 관련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은은 하반기 중 실증 테스트도 시작할 예정이며 CBDC 발행을 위한 기술적 검토와 함께 CBDC 발행 권한, 법화성, 금융기관 및 민간과의 법률관계 등 법·제도 개선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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