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CT, 자동차 부문에서 선전…올해도 4개월 연속 상승세
지난해 GDP 1조6240억 달러로 러시아, 호주, 브라질 제쳐
[코로나19에도 반도체, 자동차 등의 선전으로 국내 수출 순항 중.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한국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도 세계 경제 순위 10위를 탈환할 전망이다. 올해도 반도체, 자동차 등의 선전으로 수출 상승세를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다.

경제협렵개발기구(OECD)의 15일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전망치 기준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는 1조6240억 달러로 세계 10위 달성이 확실시된다. 이는 2019년(12위)보다 두 계단 상승한 것으로 2018년 이후 2년 만에 세계 10위를 탈환한 것이다.

코로나 국면에도 2년 만에 세계 10위 탈환

한국의 뒤를 이은 국가로는 11위 러시아(1조4030억 달러), 12위 브라질(1조3940억 달러), 13위 호주(1조3330억 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데이터는 OECD 전망(3월 중간에서 12월 경제전망) 기준 성장률 실적과 디플레이터, 환율(달러/자국 화폐)을 활용해 추산한 것이다. 

명목 GDP는 한 나라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얼마나 생산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시장가격(당해연도 가격)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실질 GDP가 경제 성장 속도를 보여준다면 명목 GDP는 경제의 크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같은 성과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국경제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3.5%), 일본(-4.8%), 독일(-5.3%) 등 선진국들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지난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1.0%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중국(2.3%), 터키(1.8%)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G20 회원국 내 선진국 중에서는 가장 양호한 성적이다. OECD는 한국의 효율적인 방역 조치와 정책 노력 등이 코로나 충격 최소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올해 역시 이러한 수출 상승세는 유지되고 있다. 관세청이 15일 발표한 ‘2월 월간 수출입 현황(확정치)’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5% 증가한 448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또 무역흑자는 26억 달러를 기록해 10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ICT, 자동차가 수출 상승세 이끌어…철강 산업도 회복세 전망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 전자기기 등을 포함한 ICT(정보통신기술), 승용차, 자동차부품, 선박 등으로 꾸준히 좋은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수출 효자품인 반도체, 가전제품, 승용차 등에서의 꾸준한 선전은 코로나19 충격에도 한국 수출의 상승세와 안정세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산자원부(산업부)가 같은날 발표한 ‘2월 ICT 수출’에 따르면 ICT 수출액은 약 153억 달러(잠정)로 전년 동월대비 11.5%증가해 2020년 6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또 무역수지는 약 71억 달러 흑자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반도체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 됨에 따라 전년 동월대비 12.5% 증가한 약 8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시스템 반도체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등 전반적인 수요 확대로 전년 동월대비 13.2% 증가한 27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10개월 연속 증가세이다.

휴대폰(부분품 포함)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실적 향상과 부분품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대비 15.0% 증가한 약 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완제품(약 4억 달러, 5.2%증가)은 유럽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호조 등으로 인한 수요확대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휴대폰 부분품은 해외 고부가가치 부분품 수요 확대로 23.3% 증가한 6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LCD 단가 상승 및 모바일 수요 확대로 인해 OLED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월대비 22.3% 증가한 약 16억 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경우 지난 1월 수출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의 대표적 수출품인 승용차도 코로나19 속에서 호조를 이어가며 총 수출 증가세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산업부가 이날 발표한 ‘2021년 2월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잠정)’에 따르면 자동차는 생산‧내수‧수출이 2개월 연속 트리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매호조 지속과 SUV,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수출 확대로 전년 동월대비 47% 증가한 약 35억 달러를 기록했다. 판매대수는 총 16만1886대로 전년 동월대비 35% 증가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부품공급 차질 영향에 다른 기저효과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SUV 판매 호조로 전년 동월대비 40.4%의 수출증가를 이뤄냈다. 기아자동차도 기저효과 및 SUV, 친환경차 판매 호조 등으로 전년 동월대비 64.3%의 수출증가를 보였다.

특히, 친환경차의 수출은 전 차종 판매 호조로 수출금액, 대수 모두 역대 2월 중 최고 수출을 달성하며 전년 동월대비 102.6% 증가한 7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대수도 70.9% 증가한 2만 4932대를 판매했다.

이중 전기차는 43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기차는 전년 동월대비 114.8%의 수출 증가를 보였고 수출대수는 9085대를 기록했다.

이밖에 철강‧기계류는 전년 동월대비 4.5% 증가한 35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수출 감소를 겪은 철강‧기계류는 전방사업 수요 회복과 주요국 인프라 투자 등으로 수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무역시장도 회복세 전망…수출 회복과 투자 중심 '회복'

OECD가 세계무역시장의 회복세를 전망하면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수출 호조와 투자 증가로 플러스 성장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OECD는 지난 9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3.4%의 성장을 보인 세계경제가 올해는 5.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올해 세계경제는 백신 접종 확대, 일부 국가의 추가 재정 부양책 등으로 주요국 중심의 성장세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OECD는 지난 2월 23일 ‘2020년 4분기 동향’을 통해 G20의 국제 무역은 2020년 4분기에서 반등세를 이어갔으며, 밀 수출 공급망 파업 여파를 입은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모든 국가는 성장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세게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 호조, 투자를 중심으로 올해 GDP 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OECD도 한국의 GDP 성장률을 직전 전망보다 0.5% 포인트 상향해 3.3%로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설비투자는 IT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유지하고 향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경기 회복으로 IT부문이 성장한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진정되면서 비IT부문도 완만히 개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지식재생산물투자는 정부의 디지털뉴딜의 영향으로 연구개발비(R&D) 예산 증가, 디지털 사업의 정부 전략 등으로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비대면 확대, 디지털 가속화에 따른 신기술 수요가 확대도  증가세 요인이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진정으로 세계 무역 시장 및 주요국들의 경제회복에 따라 현재와 같은 반도체, 가전, 자동차의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그동안 감소세를 보인 석유류 제품까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코로나 팬데믹 완화에 따른 유가상승과 금리인상은 한국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환율하락 가능성도 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산업 불확실성 해소가 한국 경제 명암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2021년 한국경제 전망과 위험요인’에서 올해 상품수출이 회복되며 국내경제가 소폭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코로나19 향후 전개 양상이 올해 국내경제 향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김재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