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대면 시대 ICT 업계 중심 관심 증폭…“다양한 산업과 확장 가능성 높아”
엔씨소프트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유니버스' / 사진=엔씨소프트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2009년 개봉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썸머워즈’는 가상현실이 활성화된 시대를 다루고 있다. 영화 속 전 세계 사람들은 휴대폰과 PC를 통해 가상현실에 접속하고 게임은 물론 사업, 업무, 쇼핑 등 모든 사회 활동이 가능하다.

현재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서 관심이 높은 ‘메타버스(Metaverse)’ 시스템은 영화와 게임에서만 가능했던 가상현실에서의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계속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이어주는 가상현실 ‘메타버스’…게임‧엔터 업계 중심으로 활발히 활용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최근 5G 등 관련 기술들이 발달하면서 ICT 업계들의 미래 산업으로 큰 관심과 투자를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5년 2800억 달러(약 31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 교보증권은 메타버스 관련 VR(가상현실)의 세계시장 규모가 지난해 330억 달러에서 2025년 3381억 달러, 2030년 1조92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메타버스가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곳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업계다. 메타버스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게임 산업은 이미 게임 속 캐릭터를 통한 교류 활동 및 전 세계 게임 이용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다.

2002년 4월 6일 아주 특별한 결혼식이 진행됐다.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리니지의 데포로쥬 서버 기간 콜로세움에서 열린 이 결혼식은 신랑 신부 입장과 주례사 그리고 퇴장으로 약 30분간 실제 결혼식과 유사하게 이뤄졌다. 

또한 엔씨는 2013년 1월 아이온 속 콘서트장에서 가수 아이유의 라이브 콘서트 ‘아이유 라이브’를 개최했다. 이날 콘서트를 보기 위해 게임 내에서만 약 2만 명의 유저들이 모였고 아이유는 게임 속 자신의 캐릭터를 통해 '너랑 나'와 '좋은 날' 등의 공연을 선보였다.

엔씨의 메타버스 활용은 신사업에도 큰 영항을 끼치고 있다. 엔씨의 K-POP 엔터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는 올해 1월 한국 등 글로벌 134개국에 동시 출시돼 지난 3월 23일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500만 건을 돌파했다.

전 세계 K-POP 팬들은 유니버스를 통해 가상현실 속에서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관람은 물론 쇼케이스, 팬미팅 등 다양한 팬덤(Fandom) 활동을 할 수 있다. 또 공연 무대와 아티스트의 의상을 직접 디자인 하면서 인터랙티브(Interactive) 콘텐츠로 새로운 즐거움 느낄 수 있다.

네이버 또한 메타버스를 활용한 엔터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Z’가 개발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전체 2억 명의 이용자 중 90%가 해외 이용자이다.

‘제페토’는 수만 명의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는 가상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구찌 등 패션 업계와 제휴를 통해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8월에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팬 사인회와 올해 1월 신입사원 연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 '아이온'에서 진행된 가수 아이유의 콘서트. 사진=아이온커뮤니티

영역 확장해 가는 ‘메타버스’…“다양한 사업과 제휴 통해 성장할 가능 높아”

게임 및 엔터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점차 다른 사업에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사회가 도래하면서 메타버스 활용은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프로야구 구단 ‘한화 이글스’는 올해 시즌 시작을 앞두고 메타버스를 이용한 출정식을 진행해 화제가 됐다. 메타버스 출정식을 통해 코로나19로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팬들은 가상현실 속에서 아바타를 통해 선수들과 소통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팬들이 현장에 함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하던 중 메타버스 출정식을 진행하게 됐다”며 “메타버스를 통해 오프라인 행사보다 더 많은 팬이 참여할 수 있었고 기존 1군 선수들뿐만 아니라 퓨처스 선수들도 참가해 저 뜻깊은 행사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시즌 중에라도 기회와 여건이 된다면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SK텔레콤(SKT)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SKT는 오는 12일과 13일 자사 메타버스 서비스인 ‘점프 버추얼 밋업’을 활용해 취업준비생들의 편의와 안전을 고려한 신개념 채용 설명회를 선보인다.

‘점프 버추얼 밋업’ 앱을 통해 개설된 가상 설명회장에는 구직자들과 SKT 실무자들이 아바타 형태로 참여한다. 시간 및 공간적 제약으로 지역별 설명회를 찾을 수 없었던 취준생들이 참여할 수 있고 다수 인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데 따른 방역 문제도 없다.

또한 SKT는 지난 3월 2일 순천향대학교 신입생 입학식을 자사 ‘점프VR’ 플랫폼을 통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행한 바 있다. 메타버스 입학식은 대학 입학식과 오리엔테이션이 코로나19로 축소 진행되는 등 대학 교육 환경이 급격히 변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메타버스 대학 캠퍼스에서 만나 소통하는 색다른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한 ICT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상현실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메타버스는 다양한 산업들과 제휴를 통해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라간 국경이 없는 가상현실 속에서 다양한 스토리와 콘텐츠들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영화에서만 보던 가상현실 속 생활이 점차 우리들의 삶에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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