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불법 이용객의 합법 이용 전이 효과
비인기 종목과 리그 활성화 기대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지난 4일 프로토 승부식 19회차부터 ‘한 경기(싱글) 구매’ 방식을 도입했다. /스포츠토토코리아 제공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지난 4일 프로토 승부식 19회차부터 ‘한 경기(싱글) 구매’ 방식을 도입했다. /스포츠토토코리아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스포츠토토코리아가 출시 16년 만에 프로토 구매 방식에 변화를 주면서 불법스포츠도박 규모 감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스포츠토토코리아는 4일 프로토 승부식 19회차부터 ‘한 경기(싱글) 구매’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프로토 승부식의 필수 2경기 이상 10경기 이하 조합 구매만 가능했던 방식을 지정된 경기에 한해 한 경기만 선택해도 구매가 가능한 방식으로 개선한 것이다. 1000원 단위로 원하는 한 경기만을 구매해 결과를 맞히면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다.

새로운 구매 방식의 도입 배경은 크게 2가지다. 해외 스포츠베팅 사업자의 경우 일찍부터 한 경기 구매 방식을 시행해 영업망을 확충하고 있는 반면, 국내 투표권 사업은 그간 각종 규제로 인해 시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문제가 심각한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 역시 기본적으로 한경기구매 방식을 취하고 있어 합법스포츠토토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 불법 이용객의 합법 이용 전이 효과

한 경기 구매 방식의 도입은 긍정적인 효과들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김도균(56)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는 29일 본지와 통화에서 “그동안 지나치게 규제를 많이 하다 보니 불법스포츠도박 쪽으로 풍선효과가 일었다”며 “합법적으로 갈 수 있는 방식이나 그런 부분에서 고객 니즈를 맞추는 상품 개발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구매 방식 도입은 불법스포츠도박 이용객의 합법 사업 이용으로의 전환, 참여자들의 만족도 향상, 사업의 건전성 확보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스포츠토토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이용객의 선택권이 확대돼 스포츠토토가 국민의 건전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역할과 불법스포츠도박 이용자를 합법 사업으로 유도하는데 기여하길 바라고 있다.

한 경기 구매 방식은 불법스포츠도박 이용객을 합법스포츠토토로 유입하기 위한 합법경쟁력 강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불법스포츠도박은 합법스포츠토토에서는 도입되지 않았던 매력적인 상품들(한 경기 구매, 라이브베팅 등)과 환급률로 고객들을 흡수해 무려 합법스포츠토토 매출액의 4배에 달하는 약 20조 이상 규모의 시장을 형성해왔다. 따라서 합법스포츠토토의 상품 경쟁력 강화(한 경기 구매 방식 도입)는 불법스포츠도박의 수요가 합법스포츠토토로 자연스럽게 전환돼 통제가 가능한 제도권 내에서 건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형사정책연구원의 불법스포츠도박 연구용역 이용객 조사결과, 응답자들은 불법스포츠도박 이용자 감소를 위해선 단속이나 차단보다 합법스포츠토토의 경쟁력 강화(모바일·싱글베팅·환급률 등)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합법 및 불법 동시 이용객과 합법 이용객 모두 한 경기 구매 방식의 도입이 불법스포츠도박 이용객을 감소시키고 합법스포츠토토로 고객을 전환 시키는데 효과적(3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같은 해 체육진흥투표권 마케팅 인식도 조사에서도 프로토 승부식에 한 경기 구매 방식이 도입된다면 불법스포츠도박 대신 합법스포츠토토에서 구매할 것 같다고 응답한 고객은 49.5%로, 불법스포츠도박의 지속 이용(27.4%)보다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스포츠토토는 합법이다. /스포츠토토코리아 제공
스포츠토토는 합법이다. /스포츠토토코리아 제공

◆ 비인기 종목과 리그 활성화 기대

비인기 종목이나 리그의 활성화와 관심도 증대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한 경기 구매는 기존 방식보다 당첨 시 배당률은 낮지만 당첨 확률은 높고, 이용객에게는 대상 경기에 대한 집중도와 관심도가 높은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비인기 종목이나 리그를 한 경기 구매 방식의 대상 경기로 활용한다면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물론 스포츠토토코리아는 한 경기 구매 방식의 도입 취지가 변질되지 않도록 보완책도 마련했다. 건전 구매 홍보 프로모션 및 이벤트 시행과 함께 과몰입 예방을 위한 자가진단 프로그램 등 운영을 강화한다. 대상 경기도 제한적으로 운영한다. 스포츠토토 관계자는 “시행 초기엔 1일 최대 3개 경기(회차당 7~8경기) 이하로 한정 발매하며 2~3개월간 시범 운영 후엔 고객 만족도 및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단계별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 과몰입 방지를 위해 전력 차가 적은 상위권 팀 위주의 인지도가 높은 국내 리그 및 국가대표팀 경기를 우선 선정하며 향후 리그 활성화와 비인기 종목 관심도 증대를 위해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도균 교수는 “24일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이란과 9차전(2-0 승)은 (관중이 많이 들어 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국민에게 또 다른 희망이 됐다. 스포츠토토의 역할 중 하나는 프로스포츠의 활성화다”라며 “이번 한 경기 구매 방식의 도입으로 다양한 긍정적 효과가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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