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안우진, KBO리그 국내 선수 최초 160km 빠른 공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선수는 채프먼의 17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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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소속 우완 투수 안우진(23)은 KBO리그에서 뛰는 국내 투수로는 최초로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던졌습니다. 점점 더 빨라지는 포심 패스트볼로 한국 야구의 신기원을 열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7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8회말 실점 위기에 놓이자 속도를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8회말 1사 1, 3루에서 상대 1번 타자 김현준(20)을 상대로 96구째 초구에 시속 159km를 찍더니, 97구째에 시속 160km를 던져 한국 야구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구단 제공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구단 제공

당시 현장 중계진인 심재학(50)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8회에 (투구 수가) 100개가 다 돼 가는데 구속이 시속 150km를 넘는 게 가능할까요?"라며 반문한 뒤 "제가 전에 (안우진 선수를 만났을 때) '시속 160km의 공을 던질 수 있냐'라고 물은 적이 있다. 안우진 선수는 '던질 수 있다'고 했는데, 진짜로 던질 수 있네요"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경기 뒤 안우진은 "위기 상황을 막아내자는 생각에 좀 더 강하게 던졌는데 이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이 더 커졌다"며 "연습 투구를 할 때는 오히려 구속이 나오지 않는데, 경기장에서 팬들이 응원을 해주시고 중요한 상황에서 아드레날린이 나올 때 구속이 더 빨라지는 것 같다"고 비결을 말했습니다.

사실 안우진의 시속 160km는 공식 기록이 아닙니다. 삼성 구단 트랙맨 관측시스템으로 측정한 결과 시속 159.3km로 나타났습니다. KBO 기준으로는 시속 155km를 기록했습니다. 스피드건을 놓는 위치와 각도, 그리고 제조사 등에 따라 조금씩 구속이 달리 나타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소 편차가 있지만 시속 159~160km에 달하는 강속구를 97구째에 찍었다는 점은 모두의 감탄을 유발하기에 손색 없습니다. 종전 기록은 엄정욱(41·당시 SK 와이번스)이 지난 2003년 4월 27일 문학 한화 이글스전과 2004년 6월 29일 문학 KIA 타이거즈전에서 찍은 시속 158km였습니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하면 레다메스 리즈(39·라쿠텐 몽키스)가 LG 트윈스에서 뛴 2012년 9월 5일 대구 삼성전에서 던진 시속 162km 공이 KBO리그 최고 구속으로 남아 있습니다.

세상에가 가장 빠른 공을 던졌던 채프먼의 모습. /사진=EPA 연합뉴스
세상에가 가장 빠른 공을 던졌던 채프먼의 모습. /사진=EPA 연합뉴스

153년 역사를 자랑하는 '야구 종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선 시속 16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제이콥 디그롬(34·뉴욕 메츠), 헌터 그린(23),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선수가 가장 빠른 공을 던졌을까요. 아롤디스 채프먼(34·뉴욕 양키스)이 주인공입니다. 현재까지 MLB 사무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세상에서 가장 빨랐던 공은 2010년 9월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채프먼은 시속 105.1마일(약 169.14km)의 공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2016년 7월 20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도 같은 구속을 찍었습니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기록이 깨질지도 모습니다. 이 분야에 도전하는 젊은 선수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습니다. 카밀로 도발(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조던 힉스(26·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채프먼의 기록에 도전 중입니다. 지난해 샌프란시코에 입단한 도발은 구단 유망주 랭킹에서 높은 순위에 있지 않지만, 구속 하나는 타고 났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올 시즌 37경기에 등판해 2승(4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28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시속 104.5마일(약 168.19km)의 공을 던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평균 구속 시속 98.8마일(약 159km)의 강속구를 던지는 힉스도 주목할 만합니다. 올 시즌 선발투수로 시작했지만 잇따른 부상으로 긴 재활에 들어갔고, 최근 돌아와 다시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습니다. 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구원 등판해 1.2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복귀 신고를 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선수들의 기술도 체격 조건도 점차 진화해 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안우진이 '꿈의 구속' 시속 160km에 도달했지만, 이 기록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해외축구에선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를 뛰어 넘는 축구선수는 앞으로 없을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아성을 뛰어넘기 위해 도전하는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시속 160km를 넘어 한국에서도 시속 170km의 초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많이 나타나길 기대해 봅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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