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경연 ‘물가급등 원인분석·시사점’ 보고서
통화량 영향력 10%→18%로 크게 확대
“통화정책, 통화량 관리 방식 전환 필요”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통화량이 최근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왔다.

'시기별 각 요인의 물가변동 파급 영향 분석' 역사적 요인분해(Historical Decomposition) 분석표
'시기별 각 요인의 물가변동 파급 영향 분석' 역사적 요인분해(Historical Decomposition) 분석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3일 ‘최근 물가급등의 원인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통화량이 물가변동에 대한 영향력이 코로나19 이전에는 10% 수준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이후 15~18%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말 2914조원이던 광의통화(M2)는 2022년 4월 말 기준 3676조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GDP(2021년 말 2072조원) 대비 약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경연은 공급망 차질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해 과도하게 늘어난 통화량이 최근 물가급등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역시 그동안 30% 중반 수준이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2.9%까지 확대됐다. 반면 그동안 물가에 대한 영향력이 40%를 상회했던 공급 및 수요측 요인은 지난해 하반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점으로 영향력이 급격히 축소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저물가 기조가 10년 가까이 지속됐으나,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특히 시중 통화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물가 결정요인의 파급 경로에 구조적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물가는 국제 원자재가격 등 비용인상 요인에 즉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그 효과는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통화량에 대해서는 반응이 점진적으로 진행되지만 그 효과가 장기에 걸쳐 길게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연구위원은 “통화충격 효과가 공급망 충격(비용 인상 요인) 효과에 비해 상당히 길게 지속된다는 이번 연구결과는 현재의 공급망 차질 현상이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고물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물가급등 현상은 통화정책과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기준금리 인상이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한시적인 세금 인하 및 면제조치들은 물가안정을 위한 근본적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라며 “향후 통화정책은 기준금리 중심의 단기금리 타겟팅 방식에서 벗어나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통화량 관리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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