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프로야구 삼성, 3년 만에 포항구장 나들이
3차례 주루사로 무기력한 패배
지난 주말 가까스로 13연패를 탈출한 삼성. 부푼 꿈을 안고 3년 만에 포항구장으로 향했지만 한화에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연합뉴스
지난 주말 가까스로 13연패를 탈출한 삼성. 부푼 꿈을 안고 3년 만에 포항구장으로 향했지만 한화에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게 포항은 '약속의 땅'이다. 지난 2012년 이래로 56경기를 치르면서 39승 17패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길고 길었던 13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며 마음의 짐을 털어내며 3년 만에 포항 나들이를 떠났다. 그러나 약속의 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 공동 1위에 오르며 KBO리그 사상 첫 타이브레이커를 만드는 데 성공한 삼성은 비록 가을야구에서 두산 베어스에 패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으나 성과가 있었다. 외국인 투수와 타자의 성공적인 활약, 그리고 어린 선수들의 성장 등 다음 시즌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대권 도전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박해민(32·LG 트윈스)의 공백이 있었지만 강민호(37)와 백정현(35)을 잔류시켰고, 데이비드 뷰캐넌(33)과 호세 피렐라(33)가 건재한 상황에서 새 외인 투수 앨버트 수아레즈(33)도 기대에 부응했다.

올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로 위기를 겪었으나 '잇몸'으로 버텼다. 하지만 이달 들어 한없이 무너졌다. 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까지 11연패에 빠졌다. 허삼영(50) 감독은 코칭스태프 대거 물갈이에 들어가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충격 요법도 소용 없었다. 후반기 일정이 시작되고 키움에 2연패를 더 당하며 구단 40년 역사에 처음 있는 13연패에 몰렸다. '영건' 허윤동(21)의 호투와 오재일(36)의 맹타로 가까스로 14연패는 가지 않았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을 듯하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을 듯하다. /연합뉴스

마음의 짐을 털어내고 포항으로 향했다. 상대는 최하위 한화 이글스였다. 상대 전적은 7승 2패로 우세했다. 연승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3차례의 주루사로 자멸했다. 시즌 성적은 36승 58패(승률 0.404)를 마크하며 9위로 떨어졌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KIA 타이거즈와 10.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후반기 이후 9위로 추락한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지난 시즌 89경기를 치른 8월 20일 승률 0.557로 선두 KT를 3경기 차로 추격했던 상황과 완전히 딴판이다.

사실상 가을야구는 어렵게 됐다. 올 시즌 계약이 끝나는 허삼영 감독도 재신임을 얻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왕조를 이룩했던 과거는 그거 신기루에 불과하다. 고개 숙인 선수들도, 지켜보는 팬들도 현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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