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1000대 기업 법인세 40조...상위 100곳이 8할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추는 세제개편방안을 발표하며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방안이란 의견이 늘고 있다.

법인세 최고 세율이 2020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인 21.5%에 비해 우리나라는 25%라 부담이 높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실효세율을 감안하면 17.5% 수준으로 정부위 발표와 다르다는 견해다. 이는 각종 세액공제, 비과세, 감면 등의 혜택으로 실질적인 부담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사 중 법인세를 많이 낸 1000대 기업의 전체 법인세 규모는 40조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상위 100곳의 비중은 무려 80%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낸 기업은 삼성전자로 7조 7335억원에 달한다. 뒤이어 SK하이닉스가 3조 5632억원, 포스코홀딩스가 1조 8025억원을 냈다.

또한 지난해 법인세 상위 100곳의 기업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5년 동안 고용과 법인세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두 항목 간의 연관성이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100개 기업에서 2017년 낸 법인세 규모는 모두 21조 3916억원이었고, 2018년에는 29조 2322억원으로 1년 사이 36.7% 증가했다. 그러나 2019년에는 14조 1768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2020년엔 18조 3559억원으로 다소 개선됐으며 2021년엔 31조 8800억원으로 일년 사이 다시 73.7%나 껑충 뛰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고용은 2017년(65만 6148명)→2018년(67만 2329명)→2019년(68만 6904명)→2020년(69만 1683명)→2021년(69만 9977명)으로 지속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 간 법인세는 이전해보다 절반 이상 감소하거나 혹은 증가하는 등, 차이가 큰 롤러코스터를 탄 경향이 강한 반면, 고용은 법인세 흐름과 무관하게 꾸준한 소폭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앞서 결과만 놓고 보면 법인세와 고용 간의 연관성이 높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리라는 이야기다. 

법인세 톱인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의 고용과 법인세 흐름을 살펴봐도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삼성전자의 2011년 법인세는 1조 4701억원에 불과했는데, 이후 2012년(3조 3493억 원)→2013년(6조 2877억 원)→2014년(2조 6889억 원)→2015년(2조 1141억 원)→2016년(3조 1453억 원)→2017년(7조 7327억 원)으로 올랐다. 그러다 2018년 11조 5837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법인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에는 3조 6791억 원으로 2018년에 비해 68% 이상 법인세가 줄었으며 2020년 4조 8369억 원으로 다시 늘었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흐름을 보면 많게는 전년 대비 140% 이상 급증하는가 하면 때론 60%가 넘게 감소한하기도 했다. 법인세는 2~3년을 주기로 금액에 큰 편차를 보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고용은 2011년 이후 가장 적을 때는 9만 900명 수준이고, 많을 때는 11만 3485명으로 최근 10년 간 이전해 대비 ±5% 수준에서 직원 수가 달라졌다.

법인세가 -68%~145% 사이에서 큰 폭으로 달라질 때에도 고용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게다가 고용과 법인세 두 항목 간의 상관관계도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같은 내용을 두고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기업의 고용 유지 인원은 인건비 수준과 미래의 기업 환경 및 투자 계획 등 여러 복합 요인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1년 단위로 달라지는 법인세에 따라 직원 수를 늘리고 줄이려는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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