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후와 전염병의 연관성 분석한 7만개 이상의 과학 논문 분석 
WHO, 2030~2050년에 매년 25만명 추가 사망 경고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치쿤구니야열 등 3개 질병을 확산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흰줄숲모기'(사진=연합)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치쿤구니야열 등 3개 질병을 확산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흰줄숲모기'(사진=연합)

[한스경제=양세훈 기자] 기후변화가 인간질병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병원균에 의해 야기된 인간 질병 절반 이상이 기후위기와 연관성이 있다는 내용이다.

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자연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된 논문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지카, 말라리아, 뎅기열, 치쿤구냐, 심지어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은 폭염, 산불, 극심한 강우, 홍수와 같은 기후 영향 때문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신장결석은 탈수 위험이 증가하는 매우 더운 날 이후에 증가하는데 결국 지구온난화는 신장결석 질환의 증가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 가뭄은 이질, 장티푸스열 그리고 다른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온난화와 강우 패턴은 모기, 진드기, 벼룩과 같은 질병 벡터의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말라리아, 라임병,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및 기타 조건의 확산을 초래하고 있다. 폭풍과 홍수는 사람들을 위장염과 콜레라의 발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에 더 가까이 가게하고, 기후의 영향은 인간의 특정 병원균에 대한 대처 능력을 약화시켰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하와이 대학 지리학자 카밀로 모라 박사는 “기후변화는 질병들이 발생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며 “이것은 마치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기후 위험과 전염병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7만개 이상의 과학 논문을 샅샅이 분석했다. 그리고 기후 위기가 도래하기 7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증거를 수집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이 논문에 언급된 375개의 다른 전염병 중 절반 이상인 218개가 지구 온난화에 의해 더 흔해지고 있는 기후 영향 때문에 악화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키라 웹스터 박사는 “질병의 데이터베이스가 커짐에 따라 우리는 온실가스의 지속적인 배출에 우리가 얼마나 취약해지고 있는지, 엄청난 수의 사례 연구가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후위기로 인해 질병을 옮기는 박쥐와 같은 야생동물이 인간과 더 가까운 지역으로 옮겨오고 있다. 즉 화재와 홍수로 인한 서식지 교란은 코로나 확산으로 이어졌고, 몇 년 전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폭우로 모기 개체 수가 급증하자 치쿤구냐 열병에 걸린 사람들은 관절에 만성적인 통증을 겪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위기가 지난 50년간의 개발, 세계 보건, 빈곤감축 등을 퇴보시키고 있다고 경고한다. 더구나 말라리아, 설사, 영양실조, 더위 등의 증식 질환으로 2030년부터 2050년까지 매년 25만 명이 추가로 사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모라 박사는 “만약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병원균이 있다면 기후변화는 그 병원균들 하나하나에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것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경고했다.

하버드대학 기후·건강·지구환경을 위한 센터장인 애런 번스타인은 “기후변화는 뇌수막염에서 HIV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전염성 발병을 촉진할 수 있다”며 “한마디로 불안정한 기후는 전염병이 뿌리를 내리고 확산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만든다”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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