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해 매출 높아져도 이익 다소 줄어드는 흐름 전개 가능"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국내 상장기업 2000여 곳 중 지난해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면서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이 30%가 넘는 알짜기업은 29곳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스피 7곳, 코스닥 22곳 등 29곳의 알짜기업 수는 2019년 16곳, 2020년 22곳으로 소폭 늘어나는 추세다.

조사 대상은 국내 상장사 중 지난해 매출 기준 상위 2000개사며, 금융과 지주사 등은 제외됐다.

작년 기준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 중에는 5개 회사가 알짜기업으로 포함됐다.

이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곳은 해운기업인 HMM이다. 과거 부실기업이었지만 현재는 알토란 기업으로 변모 중이다.

HMM의 작년 매출은 13조 6646억원으로, 알짜기업들 중 유일하게 매출 10조원을 넘기는 슈퍼기업이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조 3568억원, 5조 3485억원이었다.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해 국내 상장사 중 두 항목 모두 전체 3위 수준이었으며, 영업익률은 53.8%, 순익률은 39.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70.9%로 건전한 수준이다. 

HMM은 올해 상반기 영업익률과 순익률만 두고 보면, 각각 61.3%, 60.7%를 기록하며 올해도 알짜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6월까지 쌓은 순익은 5조 9828억원으로 지난해 한 해의 순익을 넘어섰다.

HMM에 뒤를 이어 매출 기준으로 덩치가 큰 기업들은 네이버(5조 186억원), 에스디바이오센서(2조 8472억원), 셀트리온(1조 6158억원), 씨젠(1조 1485억원) 순이었다. 네이버를 제외하고 제약 관련 기업인 것이 눈에 띈다.

매출 순위와 달리 영업익률 순으로 보면 씨젠이 50.1%(영업익 5757억원)로 가장 높았다. 에스디바이오센도 47.9%(1조 3626억원)로 50%에 육박했다. 

씨젠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진단 업체라는 공통분모도 갖고 있다. 

이어 셀트리온은 44.4%(7171억원)로 40%를 상회했다. 앞서 제약 관련 업체 세 곳의 작년 순익률은 씨젠 40.6%(순익 4668억원), 에스디바이오센서 37.4%(1조 660억원), 셀트리온 35.6%(5759억원) 순으로 높았다.

재밌는 점은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셀트리온의 경우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알짜 기업군에 가입을 놓고 보이지 않는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중간 성적만 놓고 보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상반기 영업익률과 순익률이 각각 45.5%, 38.4%로 3년 연속 알짜기업 타이틀에 한발 가까이 다가선 모습이다. 씨젠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익률(39.7%)과 순익률(35.5%)이 30%를 상회하며 초알짜 기업 3연속 가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 셀트리온은 올 상반기 영업익률은 32.6%였지만, 순익률은 28.9%여서 하반기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IT업체인 네이버의 작년 영업익률과 순익률은 각각 31.1%(1조 5587억원), 30.4%(1조 5247억원)으로 모두 30% 벽을 뛰어 넘었다. 지난해 기준 매출 1조원이 넘는 IT업체 대기업 중 영업익률이 30%를 넘은 곳은 크래프톤(38.1%)과 DB하이텍(32.8%)도 있었지만, 두 회사 모두 순익률이 30% 아래이면서 부채비율도 100%를 넘었다. 

네이버 역시 2년 연속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2개년 영업익률은 35.7%, 34.9%로 30%를 상회했지만 순익률에서 2019년(28%)과 2020년(29%)에 30% 문턱을 끝내 넘지 못했다. 

그러다 작년에 부채비율 100% 미만에 영업익률과 순익률 모두 30%대를 동시에 기록하며 매출 1조 클럽 IT업체 대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알짜기업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네이버의 올 상반기 영업익률과 순익률은 각각 28%, 31.7%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상장사 200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5.2%에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6.3%, 8.3%로 성장 추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매출 외형은 높아져도 이익은 다소 줄어드는 흐름으로 전개될 수 있다”며 “특히 일부 기업은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건비와 판매 및 관리비 등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려는 곳이 많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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