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용하고 진동 없지만 회생제동 조작 미숙하면 승차감 저하
가속·선회력 등 주행성능 높아진 만큼 타이어·브레이크 관리 필요
현대자동차가 하반기 선보인 전기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하반기 선보인 전기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자동차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전기차 이용이 보편화 되면서 기존 내연기관차와 다른 특성에 대한 운전자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력계통을 비롯한 구조적 차이에 따라 운전방식 등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택시 등을 부를 때 배치 차량을 확인하고 전기차가 아닌 일반 내연기관차량을 이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에 승객으로 탑승 시 운행 중 멀미가 나는 등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전기차는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특성상 엔진·배기 소음이나 진동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더 쾌적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운전습관에 따라서는 급격한 제동에 따른 울컥거림 등이 발생해 탑승객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회생제동 시스템 영향이다. 회생제동은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는 제동 시 주행하던 관성 에너지를 이용, 바퀴 등에 달린 회전자를 돌려 전동기를 발전기 기능으로 작동하게 함으로써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 회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때 회전저항을 제동력으로 이용할 수도 있으며 레이더를 활용해 도로 경사 및 전방 차량의 속도, 거리 차이 등을 분석해 자동차가 스스로 회생제동량을 결정하는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도 있다.

회생제동 시스템 탑재에 따라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즉각적으로 제동력이 발생해 속도가 빠르게 줄어들어 탑승객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엔진 내 행정이 이어져 일정 동력이 유지되는 내연기관차의 이른바 ‘탄력주행’이 전기차에는 적합하지 않고 브레이크 페달은 추가적인 제동력을 더해주기 위한 시스템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운행에는 섬세한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가·감속을 제어하는 ‘원 페달 드라이빙’ 개념이 적용된다. 일부 차종은 내연기관차에 익숙한 운전자를 배려해 회생제동 강도를 약하게 변경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지만 원 페달 드라이빙에 숙달되면 조작계통 단순화에 따른 편의성을 누릴 수 있다.

전기차의 또 다른 특성 중 하나는 기존 가장 무거운 장치였던 엔진을 배터리가 대체한다는 점이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 위치에 따라 차량의 무게중심과 주행 특성이 달라져 엔진을 최대한 차량 중심에 가깝고 낮게 배치하는 것이 기술력의 핵심이었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이 같은 앞·뒤 무게배분 등을 신경쓸 필요가 없고 가장 무거운 부분인 배터리가 차체 바닥에 위치하는 만큼 무게중심이 낮아져 안정적인 주행성을 선사한다. 배터리 무게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총 중량이 크게 늘어났지만 전기차의 주행 안정성이 더 뛰어난 이유다.

또한 현행 전기차들은 전기차의 즉각적인 토크(구동력) 발생 특성 등에 따라 기존의 변속기를 탑재하지 않거나 훨씬 단순화된 구조로 구동력을 배분한다. 이에 따라 수동 변속기 차량을 운전자가 조작하며 차량의 구동계통에 직접 개입하는 기존 스포츠 드라이빙의 재미는 느끼기 어렵다. 구조적으로 단순화된 만큼 부품 수가 적어 정비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전기차의 뛰어난 가속력과 선회능력 등 주행 성능에 따라 운전자는 엔진 회전수와 변속 등에 신경쓰지 않고 오롯이 차량의 조향과 속도를 제어하며 더 빨리 효율적으로 달리거나 안정적이고 쾌적한 주행으로 에너지 효율을 추구하는 등이 가능하다. 운전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전기차의 한계도 있다. 충전 시간 등의 불편은 인프라 확충과 배터리 성능 개선에 따라 빠르게 해소될 전망이지만 당장의 리튬이온배터리 방식은 외부 충격에 의한 화재 가능성과 진화 어려움, 폐기 시 재활용 문제 등이 지적된다.

또한 배터리 무게 때문에 차량 무게가 크게 증가한 만큼 타이어와 브레이크에 걸리는 부하가 커지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낮은 무게중심과 회생제동 시스템 등에 따라 운전자는 차량에 가해지는 부하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실제 물리적 마찰력을 이용하는 타이어와 브레이크의 소모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타이어·브레이크 관리가 되지 않거나 부하 한계를 넘어설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국타이어 등 타이어업체들은 이 같은 전기차 특성에 최적화된 전용 브랜드와 제품을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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