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등록된 국내 여성 풋살 인구 약 700여 명
SBS 예능프로그램 '골때녀' 영향 커
경기도 김포시 소재 PnC풋살파크 외관의 모습. /PnC풋살파크 제공
경기도 김포시 소재 PnC풋살파크 외관의 모습. /PnC풋살파크 제공

[김포=한스경제 김호진 기자] "처음엔 부끄럽고 어색했는데, 이제는 제가 먼저 패스를 달라고 소리쳐요. 제가 꼭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라도 된 것 같아요."

11일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는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소재 김포 PnC풋살파크.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인 추석 연휴 기간 풋살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차량만 20대가 넘었고 인원은 100여 명은 돼 보였다. 정식규격 42x22 3면의 김포 최대시설을 갖춘 이곳은 매일 오전 8시부터 문을 연다. 이날은 오후 11시 50분이 넘어서야 조명이 꺼졌다.

풋살을 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4X4부터 5X5, 6X6 등 자유롭게 인원을 구성해 합을 맞췄다. 대체로 프로선수는 아니지만 플레이 시간, 휴식 시간 등 어느 정도 규칙을 정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경기장엔 남성들뿐 아니라 여성 플레이어들도 눈에 띄었다. 비록 남성들에 비해 서툴고 부족했지만 웃고 즐기는 모습은 모두 같았다.

본지가 만난 2명의 여성 선수들은 모두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을 통해 풋살에 입문했다고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 중인 이진영(25) 씨는 "남자친구가 공을 차는 걸 몇 번 구경 왔었다. 그 당시엔 지루하기만 하고 별 생각 없었는데 최근 골때녀를 보고 풋살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거의 한 달에 한 번씩은 풋살을 하러 이곳에 온다. 풋살을 하시는 여성 분들도 꽤 봤는데, (어떻게 입문했냐고 물어보니) 저처럼 골때녀를 보고 입문했다더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 중인 유소희(27) 씨 역시 "저도 골때녀를 보고 풋살을 하게 됐다. 남자들이 하는 운동이다 보니 처음엔 부끄럽고 어색했는데, 지금은 패스를 달라고 먼저 소리 칠 정도다. 전문적으로까지 할 생각은 아니지만 취미로는 할 만한 것 같다. 더 많은 여성 분들이 풋살을 하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등록된 국내 여성 풋살 팀은 약 60여 개에 달한다. 인원은 700여 명에 이른다. 미등록 상태에서 풋살을 하는 인원을 포함하면 등록수의 약 10배인 7000여 명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10대부터 40대까지 나이에 관계없이 경기에 나선다. 한국풋살연맹은 높아진 인기를 반영해 올해 여성부 리그를 1부와 2부로 나눠 운영 중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풋살에 매료된 여성의 증가를 고려해 올해 하반기에 2022 K리그 여자풋살대회 퀸컵(K-WIN CUP)을 개최하기로 했다.

야간 풋살이 여성들에게도 대세 생활체육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호진 기자
야간 풋살이 여성들에게도 대세 생활체육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호진 기자

풋살은 더 이상 남성들 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여성들 역시 남성들 못지 않게 차고 뛰기를 멈추지 않는다. 과거 응원만 하는 '보는 풋살'에서 이제는 직접 부딪치는 '뛰는 풋살'로 전환되고 있다. 실제로 G마켓의 조사 결과 5월 14일부터 6월 14일까지 한달 간 여성 축구용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 올랐고, 풋살화의 경우 판매량의 3배(293%) 가까이 상승했다. 축구조끼와 정강이 보호대도 각각 170%, 125%씩 올랐다. 골때녀가 화제를 끌면서 저변이 확대된 덕이 크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도 한 몫을 했다.

왜 축구가 아닌 풋살에 빠져든 건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진영 씨는 "인원의 차이인 것 같다. 축구는 사람이 많이 필요한데, 풋살은 10명만 있어도 할 수 있다. 처음엔 풋살이라는 이름이 생소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미니 축구'라고 설명해줘서 한 번에 알아들었다"고 말했다. 유소희 씨도 "저도 인원 수의 차이인 것 같다. 또 경기장도 작고 실내에서도 할 수 있다. 특히 적은 인원으로도 충분히 공을 찰 수 있는 게 큰 장점인 것 같다"고 거들었다.

물론 여성 풋살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이들은 "주변으로부터 '신기하다', '말도 안 된다', '힘든데 굳이 왜 하느냐' 등의 말을 자주 듣는다. 옆에서 뛰시는 분들도 신기해서 인지 쳐다보는 시선이 다 느껴질 정도다"라며 "다리가 아프고 땀도 나지만 뛰고 나면 성취감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해냈다는 느낌이 확 든다"고 했다. 끝으로 "그리고 '멋있다'라는 말을 들으면 제가 꼭 손흥민이라도 된 기분이 들어요"라고 미소 지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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